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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비분다리경(大乘悲分陀利經)제3권

행성 2008. 2. 4. 08:15
★대승비분다리경(大乘悲分陀利經)제3권★

실역인명(失譯人名) 주법장 번역



6. 이쟁왕수기품(離諍王授記品)

선남자야, 그 때 보장 여래·응공·정변지께서 이런 생각을 하셨다.
‘저들이 수억 중생들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권유하여 물러나지 않는 자리에 머물러 있으니, 내가 이제 마땅히 수기를 주고 불국토를 나타내 보이리라.’

그 때 세존께서 삼매에 들어가시니, 이름이 불망보리심삼매(不忘菩提心三昧)였다. 미소를 머금으시고 미묘한 광명으로 한량없고 가없는 불국토를 널리 비추시어 이쟁왕과 그 밖의 수억 중생들에게 불국토의 장엄을 보여주셨다.
그러자 시방의 무수한 불국토에서 보살마하살이 광명을 보고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이 세계에 와서 세존을 뵙고 공경하며 친근히 하고, 아울러 비구스님들에게도 그렇게 하였다. 갖가지 보살의 신통력으로 세존께 공양드리고, 머리를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린 뒤, 각기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보살이 원하는 수기(授記)를 들으려 하였다.
선남자야, 그 때 나라의 대사인 해제 바라문이 이쟁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당신이 가장 먼저 장엄된 불국토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선남자야, 그 때 이쟁왕이 보장여래를 향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즐거이 보리(菩提)를 구하여 석 달 동안 필요로 하시는 모든 것을 세존과 무수한 비구스님들께 공양하고, 이 선근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 것은 오직 더러운 불국토에 있지 않으려고 해서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7년 동안 장엄된 불국토를 생각하였을 뿐입니다.
세존이시여, 그 가운데는 지옥·아귀·축생이 있을 수 없습니다.
이와 같은 곳에서 제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그 가운데서 목숨을 마치는 자들이 나쁜 갈래[惡趣]에 태어나지 않으며, 그들 모두 금빛이 하늘과 차이가 없기를 원합니다.
그 속의 중생들이 과거 억 나유타 백천 겁의 숙명을 스스로 알길 원합니다.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천안(天眼)을 갖추어, 억 나유타 백천의 세계에서 현재 머무시면서 설법하시는 모든 부처님을 뵙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천이(天耳)를 갖추어 억 나유타 백천 세계에 머무시면서 설법하시는 모든 부처님의 법문을 들으며,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타심지(他心智)를 잘 갖추어 이와 같이 수억 나유타 백천 불국토의 중생들의 마음속 생각을 알기를 원합니다.
또한 그 속의 모든 이들이 신족(神足)을 잘 갖추어, 이와 같이 한 생각 하는 사이에 억 나유타 백천의 불국토를 지나가고, 그 속의 중생들이 나와 내 것이라는 마음이 없고 짓는 바가 없으며, 나아가서는 제 자신도 그러하기를 원합니다.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물러남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길 원합니다.
그 속의 중생들은 모두 화생(化生)1)이며, 그 가운데는 여자가 없고, 원을 따르는 자를 제외하고 중생들의 수명이 한량없으며, 착하지 않은 이름이 없고, 그 불국토에는 더러운 냄새가 없으며, 향기가 가득하여 모든 하늘의 향기보다 훨씬 더 좋기를 원합니다.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서른두 가지 대장부의 모습을 갖추길 원합니다.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원을 따르는 자는 제외하고 일생보처(一生補處)를 얻기를 원합니다.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아침밥을 먹는 사이에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무수한 불국토를 지나가면서 세상에 머무시는 무수히 많은 모든 부처님을 친근히 하여 하고 싶은 것을 성취하고, 보살들은 신통변화로 모든 부처님께 공양드리며, 밥 먹는 사이에 본래의 국토로 돌아가기를 원합니다.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부처님의 교법[佛藏]을 연설하고, 모든 중생들이 나라연(那羅延)2)의 힘을 갖추며, 한량없는 중생들이 그들의 불국토에서 장엄된 부처님의 모습[色像]을 다 알기를 원하니, 또한 천안(天眼)으로도 알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속의 중생들이 모두 걸림이 없는 아승기 변재(辯才)를 성취하고, 하나하나의 보리수의 높이가 천 유순이나 되기를 원합니다.
불국토가 밝고 깨끗하여 주변의 장엄된 수많은 불국토가 그 가운데 나타나길 원합니다.
그 속에 태어나는 중생들이 보리를 성취할 때까지 항상 깨끗한 행[梵行]을 갖추고,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은 천인(天人)들도 예경하기 어렵지 않으며, 나아가서는 보리를 성취할 때까지 모든 근(根)을 구족하지 않은 자가 없기를 원합니다.
그 속의 중생들은 태어나자마자 부처님의 정법(正法)을 성취하여 기쁨이 모든 하늘보다 훨씬 더 많기를 원합니다.
그 속에 모든 선근이 모이기를 원합니다.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이 태어날 때에 저절로 가사를 입은 채 태어나고, 그 속의 중생들이 태어나자마자 모든 삼매를 잘 분별하여 이 삼매로 수많은 불국토를 지나가면서 모든 부처님 세존과 보살들을 친근히 하되, 보리를 성취할 때까지 일찍이 뵙지 않는 일이 없고, 보살이 그 속에 태어나 하고 싶은 대로 불국토를 장엄하면 생각하는 즉시 불국토가 장엄되고, 보배 나무가 그 가운데 나타나기를 원합니다.
그 속의 중생들이 태어나자마자 보지삼매(普至三昧)3)를 성취하며, 이 삼매로 시방의 무수한 불국토에 현재 계시는 모든 부처님을 널리 뵙고, 보리를 성취할 때까지 일찍이 뵙지 않는 일이 없으며, 태어나는 자들이 이와 같이 의복·궁전·장엄·영락·형색이 타화자재천과 같으며, 그 나라 안에는 흙·돌·흑산(黑山)·철위산·대철위산·수미산·큰 바다가 없기를 원합니다.
그곳에는 장애나 번뇌의 소리가 없기를 원합니다.
그곳에는 지옥·축생·아귀의 소리가 없고, 모든 어려운 소리가 없으며, 고통의 소리도 없고, 즐겁지도 않고 괴롭지도 않은 소리가 없기를 원합니다.
제가 지금 이와 같은 불국토를 구하고자 합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살일 때에 이와 같이 어려운 행을 하였으며, 이와 같이 불국토를 장엄하여 깨끗하게 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러한 대장부의 행을 한 후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기를 원합니다.
저는 높이가 십천(十千) 유순인 보리수 아래에 앉아서 한 생각 하는 사이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고, 저의 광명이 한량없는 억 나유타 백천의 불국토를 비추며, 저의 수명은 살바야지(薩婆若智)4)를 제외하고 무수 억 나유타 백천 겁으로 헤아릴 자가 없고, 저의 셀 수 없는 보살승(菩薩僧)의 무리는 살바야지를 제외하고 성문·연각(緣覺)이라도 헤아릴 자가 없기를 원합니다.
제가 성불할 때에 그 밖의 한량없는 아승기 불국토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칭찬하시고 찬탄하시며, 제가 보리를 성취할 때에 무간지옥의 죄업을 지은 자와 부처님을 헐뜯고 정법을 비방한 자는 제외하고 그 밖의 셀 수 없는 아승기 불국토의 중생들이 제 이름을 듣고서 지은 바 선근을 저의 나라에 회향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의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합니다.
제가 보리를 성취할 때에 그 밖의 무수한 불국토의 중생들이 보리심을 내어 저의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한다면, 선근을 회향해서 그들이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제가 무수히 많은 무리들에게 둘러싸인 채로 그들 앞에 나타나 모든 장애를 제치고 그들이 저를 보고 큰 환희를 얻으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의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며, 그 가운데 보살들이 즐겁게 따르며 듣지 못했던 법문을 마음대로 듣기를 원합니다.
제가 보리를 성취할 때에 무수한 불국토의 보살들이 제 이름을 듣고서 물러남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제1·제2·제3의 인(忍)5)을 성취하며, 하고 싶은 대로 삼매·인욕·다라니를 뜻하는 대로 얻기를 원합니다.
제가 반열반에 든 뒤에 무수한 겁 동안 무수한 불국토의 보살들로서 제 이름을 듣는 자는 최고의 환희를 얻고, 저에게 공경하여 예를 올리고 미증유(未曾有)를 얻어 칭찬하고 찬탄하며, 그들이 보살일 때에 불사(佛事)를 마치고 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여 최고의 환희를 맛보며, 보살들이 제1·제2·제3의 인(忍)을 성취하여 하고 싶은 대로 삼매·인욕·다라니를 뜻하는 대로 얻고, 나아가 보리를 성취할 때까지 항상 단절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제가 보리를 성취할 때에 제 이름을 듣는 무수한 불국토의 여인들은 최고의 환희를 얻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나아가 보리를 성취할 때까지 여자의 몸을 받지 않기를 원합니다.
제가 반열반에 든 뒤에 제 이름을 듣는 무수한 불국토의 여인들은 최고의 환희를 얻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에 회향하고, 나아가 보리를 성취할 때까지 여인의 몸을 받지 않기를 원합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다만 이와 같은 불국토와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의 중생을 구하며, 이와 같은 불국토에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기를 원합니다.’
선남자야, 그 때 보장 여래·응공·정변지께서 이쟁왕에게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대왕이여, 원하는 바가 매우 깊도다.
대왕이여, 청정한 불국토와 청정한 마음의 중생[淨意衆生]을 취하였으니, 그대는 살펴보도록 하라.
대왕이여, 서쪽으로 억 백천의 불국토를 지나서 한 세계가 있으니, 이름이 제무진(帝無塵)이며, 부처님의 명호는 제명자재왕(帝明自在王) 여래·응공·정변지이시고, 현재 그 세계에 머물러 계시면서 순전히 보살들을 위해서 일승법(一乘法)6)을 말씀하신다.
그 불국토에는 성문과 벽지불이 없고 그 이름조차도 없으며, 성문법을 말하지 않고 순전히 대승만을 말하며, 그 속의 중생들은 모두가 화생(化生)이고 여인이라는 이름이 없으며, 그 불국토의 모든 공덕은 대왕이 원하는 바와 같고, 한량없이 장엄된 불국토를 취하며, 한량없는 청정한 마음의 중생을 섭수하여 제도하신다. 이런 이유로 대왕이여, 그대의 자(字)를 무량정(無量淨)이라고 한다.
저 제명자재왕 여래·응공·정변지께서는 1소겁(小劫)을 마치시고 열반에 들어가시며, 또한 제명자재왕 여래·응공·정변지의 정법(正法)은 10소겁(小劫) 동안 세상에 머무른다.
정법이 없어진 뒤에는 60소겁을 지나서 저 세계의 이름을 미루광(彌樓光)이라 하고, 부처님의 명호는 불가사의의덕왕(不可思議意德王) 여래·응공·정변지라 한다.
제명자재왕여래의 제무진(帝無塵)세계의 불국토 장엄과 저 불가사의의덕왕여래의 미루광세계의 불국토 장엄은 똑같아서 조금도 차이가 없다.
저 불가사의의덕왕여래의 수명은 60소겁이고, 불가사의의덕왕여래께서 반열반에 들어가신 뒤에 정법은 16소겁 동안 세상에 머무르는데, 정법이 없어진 뒤 천 소겁을 지나면 세계의 이름을 무락(無樂)이라 하고, 그 부처님의 명호는 보광명(寶光明) 여래·응공·정변지이시다.
간략하게 말하면 수명과 세계는 앞서 말한 부처님의 수명과 세계와 똑같 다.
정법이 세상에 머물다가 없어진 뒤에는 저 세계의 이름을 사라(娑羅)라 하고, 그 부처님의 명호는 보당자재명(寶幢自在鳴) 여래·응공·정변지라 한다.
세상에 출현하실 때의 불국토 장엄 등은 앞에서 말한 부처님의 불국토 장엄과 똑같고, 부처님께서 세상에 머무시면서 35소겁 동안 설법하시고, 저 부처님께서 반열반에 들어가신 뒤 정법이 세상에 7소겁 동안 머물렀다가 없어진다.
정법이 없어진 뒤를 간략하게 말하자면, 내가 보니 저 세계에서 한량없고 셀 수 없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성불하시고 열반에 들어가시지만, 저 세계는 일찍이 이루어지거나 무너지는 일이 없었다.
그대 무량정(無量淨)아, 앞으로 미래의 세상에 한 개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 세월을 지나고, 다시 두 개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 세월을 지나면 안락(安樂)이라고 하는 세계가 있으니, 그대 무량정은 그 세계에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아미타(阿彌陀) 여래·응공·정변지라 할 것이다.’
그 때 무량정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모든 보살마하살로서 그 불국토에서 저보다 먼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한 이는 지금 어디에 계십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량정아, 이 보살마하살은 한량없는 아승기의 무어라 일컬을 수 없는 무수한 시방의 다른 세계로부터 와서 나를 보고 공경하며 친근히 하고 앉아서 법문을 들었으니, 이는 과거 모든 부처님께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셨으며, 현재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도 또한 이 모든 선남자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 불국토에서 먼저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한 것이다.
무량정아, 저 하나하나의 보살마하살은 셀 수 없이 많은 억 나유타 백천의 부처님이 계신 곳에서 모든 선근을 심고 지혜를 닦았으니, 무량정아, 그 선남자는 그 불국토에서 가장 먼저 성불할 것이다.’
무량정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해제 바라문이 저와 권속들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권유하였는데, 그는 어느 때에 보리를 증득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대바라문은 큰 자비를 구족하였으니, 그대 대왕이여, 직접 그의 사자후(師子吼)를 들어라.’
그 때 무량정왕이 아뢰었다.
‘만일 세존께서 저에게 수기를 주신다면 저의 소원이 반드시 성취될 것입니다. 제가 오체투지(五體投地)로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릴 때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세계가 진동한다면, 저 모든 불국토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현재 세상에 머무시면서 저에게 수기를 주시길 원합니다.’
선남자야, 그 때 무량정왕이 오체투지로 보장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며 머리를 땅에 대니,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가 진동하며 솟아올랐다가 꺼졌다. 그리고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모든 불세존께서 곧바로 수기를 주셨다.
산제란(刪提蘭) 불국토의 겁명(劫名)은 다라니(陀羅尼)이고, 8만 세인 세상 사람들 중에서 부처님의 명호는 보장 여래·응공·정변지이시며, 사천하의 전륜성왕의 이름은 무량정인데, 보장여래의 처소에서 덕의 근본[德本]을 심었으니, 저 왕은 앞으로 한 개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 세월을 지나고 다시 두 개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 세월을 지나, 안락(安樂)이라는 세계에서 부처를 이루고 명호를 아미타 여래·응공·정변지라 할 것이니, 광명이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세계를 두루 비출 것이다.
모든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미묘하고 밝은 지혜의 대사(大士)여, 이제 일어나라.
모든 10력(力)을 이미 그대에게 수기하였노라.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산하대지가 널리 진동하니
마땅히 사람 중에 가장 높은 부처님이 되리라.
선남자야, 그 때 무량정왕이 뛸듯이 기뻐하며 한쪽으로 물러가 앉아서 법문을 들으려 하였다.


7. 삼왕자수기품(三王子授記品)

선남자야, 그 때 해제 바라문이 무량정왕의 제1 태자인 불순(不眴)에게 말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제가 나쁜 갈래[惡趣]를 보니 그 속에서 중생들이 온갖 고통을 받고 있으며, 또 하늘의 세계를 보니 그 속에서 중생들의 마음이 혼탁하고 때가 낀 까닭에 자주 나쁜 갈래에 태어났습니다.
제가 보니 모든 중생들이 선지식을 떠나 빈궁한 법[貧窮法]7)에 머무르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선근을 없애며, 삿된 견해에 덮여서 삿된 도에 곤란을 받고 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마땅히 큰 소리로 저 중생들에게 말하여 모든 선근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보살행을 닦을 때에 만일 어떤 중생이 고통에 핍박받고 두려움에 떨며, 법에 빈궁하고 어두운 곳에 살아 의지할 곳이 없으며, 등불이 없고, 구제해 줄 이가 없으며, 돌아갈 곳이 없고, 태어날 세계가 없을 때에 저를 생각하고 저의 명호를 부르면, 제가 하늘의 귀로 그 음성을 듣고, 하늘의 눈으로 그 중생을 보되, 만일 저 중생이 괴로운 액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저는 끝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지 않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중생을 위한 원력으로 오랫동안 보살행을 닦아 마음에 만족하기를 지금의 대왕처럼 하여, 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겁을 지나고, 다시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겁을 지나 안락세계(安樂世界)에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아미타여래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불국토를 깨끗이 하고 중생의 마음을 깨끗이 하는 불사(佛事)를할 것이며, 나아가서는 아미타여래께서 한량없는 겁 동안 불사를 마치시고 남음이 없는 열반[無餘涅槃]8)에 들어가신 뒤, 그 정법(正法)이 세상에 얼마간 머물 때에 그곳에서 저는 마땅히 보살행을 닦고, 보살을 위하여 마땅히 불사를 마치고, 아미타여래의 정법이 다하여 초저녁에 없어지면 그 날 밤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겠습니다.
오직 원하오니, 세존이시여, 저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십시오.
이와 같이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세계에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 제가 또한 음성으로 저 모든 부처님께 아뢰면, 그 모든 부처님께서도 또한 당연히 저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실 것입니다.’
선남자야, 보장여래께서 곧바로 수기를 주셨느니라.
‘만일 그대 선남자가 이미 나쁜 갈래를 보았고, 또 하늘의 세계를 보았으며, 중생들의 고통을 보고서 슬퍼하는 마음을 냈다면, 모든 중생들을 고통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고, 번뇌를 제거하여 즐거움을 얻게 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그대 선남자의 자(字)를 관세음(觀世音)이라고 하니, 그대 관세음은 마땅히 수억 나유타 백천의 중생들을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할 것이다.
그대 선남자가 보살이 되어 불사(佛事)를 마치고, 아미타여래께서 반열반에 들어가신 뒤,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겁을 지나서 초저녁에 아미타여래의 정법이 없어지면, 그 날 밤으로 일체보집(一切寶集)이라는 안락세계로 나아가게 되는데, 그 불국토의 장엄은 한량없는 아승기겁의 안락(安樂)보다 낫다.
그대 선남자는 그 날 밤으로 한량없는 보배로 장엄된 보리수 아래의 금강좌(金剛座)에 앉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광명보지존적덕왕(光明普至尊積德王) 여래·응공·정변지라 할 것이며, 수명은 96억 나유타 백천 겁이고, 그대가 반열반에 들어간 뒤로 정법이 세상에 62억 겁을 머물 것이다.’
관세음보살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만일 제가 이와 같이 뜻을 만족히 할 수 있다면 제가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릴 때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세계에서 현재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저에게 수기를 주시고, 항하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세계의 땅이 모두 진동하며, 모든 산천(山川)·돌벽[石壁]·수목(樹木)·총림(叢林)에서 다섯 가지 즐거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모든 중생들의 마음이 욕심에서 떠나게 해 주십시오.’
관세음보살이 오체투지(五體投地)로 보장여래께 예를 올리자, 이와 같이 항하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불국토의 땅이 모두 진동하고, 저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모두 수기를 주셨다.……(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모든 산천·돌벽·수목·총림에서 다섯 가지 즐거운 음악이 흘러나오고, 모든 중생들의 마음이 욕심을 떠났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비심을 내니 복덕과 환희의 음악이 울려 퍼지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그대에게 수기를 주시니
모든 불국토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네.
그대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 세간을 제도하리라.

선남자야, 그 때 나라의 대사인 해제 바라문이 제2 왕자인 니모(尼摸)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야, 이 대시(大施:無遮大會)를 마땅히 따라서 기뻐하고, 또한 너는 선업(善業)을 지어 모든 중생을 위해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고, 살바야(薩婆若:一切智)에 회향하라.’
선남자야, 그 때 니모 왕자가 부처님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저는 필요로 하시는 모든 것들을 세존과 셀 수 없이 많은 비구스님들께 공양드리고, 또한 복업(福業)을 따라서 기뻐하겠습니다.
또 먼저 몸·입·마음의 선업을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고, 끝내 이 더럽고 혼탁한 불국토에서 보리를 증득하지 않을 것이며, 관세음보살[觀世童子]이 상주(常住)하시는 일체보집(一切寶集)세계의 한량없는 보배로 장엄된 보리수 아래에 앉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신 광명보지존적덕왕부처님의 처소에서 제가 제일 먼저 설법을 청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여래를 따라서 세상에 머물면서 법문을 펴고 보살행을 닦아 그 여래께서 멸도(滅度:열반)하신 뒤에 정법이 없어졌을 때, 제가 다음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겠습니다.
저의 불국토의 장엄도 역시 이와 같을 것이며, 저도 이와 같이 불사를 할 것이며, 제가 반열반에 들어간 뒤 정법이 세상에 오래도록 머무는 것도 역시 그러할 것이며, 제가 이와 같은 모든 장엄을 성취함도 광명보지존적덕왕여래와 같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가 큰 세계를 얻었으니 마땅히 이 세계를 얻을 것이며, 그대의 생각대로 얻을 것이다.
그대 선남자여, 저 불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선안은마니적덕왕여래(善安隱摩尼積德王如來)라 할 것이며, 또한 그대 선남자가 큰 세계를 얻었으므로 그대의 자(字)를 대세지(大勢至)라고 할 것이다.’
그가 세존께 아뢰었다.
‘만일 제가 이와 같이 뜻을 만족히 할 수 있다면, 제가 오체투지로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릴 때,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세계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저에게 수기(授記)를 주시고, 수만나(須曼那)꽃을 비처럼 내려 주십시오.’
선남자야, 저 대세지 선남자가 오체투지로 보장여래의 발에 예를 올릴 때에 항하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시방 세계에 항하의 모래알 같이 수많은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그에게 수기를 주시니, 대지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수만나꽃이 비처럼 내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견고한 지혜로 복덕을 빨리 성취하여
시방의 모든 세존께서 수기하셨네.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수만나꽃이 비내리니
하늘과 인간세상 모두 그대를 청정하다 하네.
선남자야, 그 때 해제 바라문이 셋째 왕자인 제중(帝衆)에게 말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그가 합장하고 보장여래께 아뢰었다.
‘제가 이미 필요로 하시는 모든 것들을 세존과 비구스님들께 공양드렸고, 또한 몸·입·마음으로 지은 선행(善行)과 따라서 기뻐하는 복업을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고, 끝내 이 더럽고 혼탁한 불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보리를 빨리 성취하지 않고, 보살행을 닦을 때에 시방의 한량없고 가없는 다른 세계의 모든 부처님 세존을 친견(親見)하여 제가 제일 먼저 중생들에게 보리를 권유하여 감화시키고, 보리심을 내도록 권유하여 보리심에 머물도록 하며, 바라밀을 권유하여 그 속에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보살행을 닦을 때에 천안(天眼)으로 하나하나 방위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에서 설법하시는 저 모든 부처님 세존을 뵙고, 중생들에게 보리를 권유하여 감화시키겠습니다. 제가 마땅히 이와 같이 보살행을 닦아 불사(佛事)를 하겠습니다.
제가 그곳에서 보살행을 닦을 때에 중생들의 몸과 마음이 청정하고, 저의 불국토에 태어나는 이는 범세 천자(梵世天子:범천왕)와 같으며, 불국토의 장엄과 청정함도 범세(梵世)와 같고, 저의 한 불국토가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삼천세계와 같도록 하겠습니다.
그 불국토의 둘레에는 담장을 쌓았는데 한량없는 백천의 온갖 보물로 만들어졌으며 사이사이를 장엄하게 꾸몄고, 높이는 유정천(有頂天)9)에 이르며, 그 불국토의 땅은 순전히 유리로 되어 있으며, 부드럽고 매끄러우며, 먼지·깨진 기와조각·자갈·여러 가지 더러운 것이 없고, 그곳에는 여자라는 이름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 속의 중생들은 모두 화생(化生)이고 단식(揣食)10)이 없으며, 모두 법식(法食)11)·환희식(歡喜食)12)·삼매식(三昧食)13)을 하고, 또 그 불국토에는 성문(聲聞)·벽지불(辟支佛)이라는 이름이 없고 순전히 보살들로만 가득 차 있으며, 번뇌의 어지러움이 없고, 청정한 행(行)을 닦을 것입니다.
그 속의 모든 보살은 사문(沙門)의 복장을 한 모습으로 함께 태어나길 원하면 바로 태어나고, 밥 먹을 것을 생각하면 한량없는 맛을 갖춘 음식이 가득 찬 보배 발우가 오른손에 있어, 이러한 음식을 얻고 다음과 같이 생각할 것입니다.
〈우리들은 이 단식(揣食)을 먹지 않고, 이 음식을 가지고 다른 세계에 가서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과 모든 성문·가난한 자에게 공양하고, 아귀의 기갈(飢渴)로 고통받는 몸에 이르기까지 이 음식으로 구제하며, 우리들은 마땅히 환희식(歡喜食)을 하리라.〉
저 모든 보살들이 이런 마음을 내어 불가사의위의삼매(不可思議威儀三昧)를 얻고, 이 삼매로 마음이 객관의 대상에 구속되거나 물드는 일이 없으며,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의 여타의 모든 불국토에 가서 현재 상주하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 공양드리고, 모든 성문과 그 밖의 다른 중생들과 아귀에게도 베풀며, 설법을 마치고 나서 아침밥 먹는 사이에 본토(本土)로 돌아갈 것입니다.
이와 같은 보배옷을 아침밥 먹는 사이에 본토로 돌아가서 서로 보시하고, 나아가서는 그 불국토의 모든 보살들이 가지고 있는 공양구(供養具)로 모든 부처님과 성문과 그 밖의 다른 중생들에게 공양하여 바로 쓰도록 할 것입니다.
그 불국토에는 여덟 가지 재난[八難]14)과 착하지 못한 소리[不善聲]가 없 고, 괴로운 소리도 없으며, 또한 받은 계율을 범하여 뉘우치는 소리도 없습니다.
또한 그 불국토를 한량없는 백천 가지 온갖 보배로 장엄하게 꾸미되 한량없는 백천의 뭇 보배들을 사이사이에 섞어서 꾸며 마니 구슬처럼 여러 색상(色像)들을 나오게 하고, 그 가운데로 마니 보배가 시방에서 오는데 일찍이 보지도 듣지도 못한 것이니, 이와 같은 마니 보배는 세상에서 희유(希有)한 것입니다. 그 온갖 보배의 명호는 억 년 동안 말하더라도 다 말할 수 없습니다.
어떤 보살이 불국토의 금을 보고자 하면 즉시 금을 보고 은을 보고자 하면 은을 보니, 금은 무너지지 않으며……(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수정·유리·마노·붉은 진주·차거(車𤦲�)를 보고자 하면 이와 같은 갖가지 보배로 된 불국토를 보고, 침수향(沈水香)·목밀(木櫁:설탕)·다마라발(多滅跋:香草)과 바다 이쪽 언덕의 전단(栴檀)을 봅니다. 그리고 어떤 보살이 우두전단의 불국토를 보고자 하면 즉시에 보고 그 하고 싶은 대로 모두 보이니, 피차간에 각각 보지 못한 것을 보고자 하면 모든 것을 원하는 대로 다 봅니다.
그 불국토에는 해와 달이 없고, 보살이 태어날 때에 몸에 광명이 있어 하고 싶은 대로 광명을 놓아 비추고, 억 나유타 백천의 불국토를 비추어 그 불국토의 세계에는 낮과 밤이라는 이름이 없으며, 오직 꽃잎이 열리고 닫히는 것으로 낮과 밤을 분별합니다.
그 불국토에는 추위·더위·질병·늙음·죽음이 없고, 오직 보살로서 보리를 성취하려고 하는 자만이 다른 세계인 도솔천에 올라가서 목숨을 마치고 보리를 성취합니다.
그 불국토에는 죽는 자가 없으나 위없는 반열반(般涅槃)으로 여래께서 허공으로 올라가시어 반열반하시고, 그 가운데 보살들이 하고 싶은 대로 공양구를 모두 다 얻으며, 모든 불국토의 허공에서 억 나유타 백천의 음악을 연주하되 그 음악에서는 애욕(愛欲)의 소리가 흘러나오지 않고, 오직 바라밀의 소리·부처님의 소리·법의 소리·화합승(和合僧)의 소리·보살법장(菩薩法藏)의 소리만 흘러 나와 보살들이 좋아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리행을 닦을 때에 나아가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 불국토에서 수억 나유타 백천의 장엄을 보고, 저 모든 장엄과 영락과 저 용모와 저 상서로움의 감응과 저 장소와 저 행(行)과 저 원(願) 등의 모든 것이 저의 불국토에 있게 하시되, 오직 성문·연각·5탁(濁)의 불국토는 제외하게 해 주십시오.
그 불국토에는 지옥·축생·아귀라는 이름이 없고, 또한 수미산·철위산·대철위산·흙산·돌산 등 여러 가지 산이 없으며, 또한 큰 바다도 없고, 그 안에 다른 나무들도 없으며, 오직 갖가지 보배나무가 하늘보다 많이 그 불국토에 줄지어 서서 두루하고, 또한 그 안에는 다른 꽃들은 없지만 오직 하늘의 만타라꽃[曼陀羅華]만 있으며, 모든 더러운 냄새가 없고, 다만 갖가지 미묘한 향이 불국토에 충만하며, 그 가운데에 태어나는 자는 모두 일생보처 보살(一生補處菩薩)이라 한 중생도 물러나 다른 곳에 태어나는 일이 없으니, 오직 도솔천에서 물러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게 해 주십시오.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그곳에서 보살행을 닦아 이와 같은 대장부의 행을 성취하고, 이와 같이 장엄된 불국토를 안립(安立)하며, 이와 같은 청정한 마음의, 한 생(生)만 보살의 자리에 있는 이들이 그 나라에 충만하여 한 보살이라도 제가 보리로 교화시키지 않는 이가 없고, 바라밀에 머물게 하지 않는 이가 없으며, 저 모든 보살들이 그곳에 태어나면 제가 제일 먼저 보리로 권유하여 교화시켜 바라밀에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이제 이 불국토에서 그곳에 들어가면 모든 괴로움이 마땅히 없어지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보살행을 닦을 때에 이와 같은 대장부의 행을 성취한 뒤에라야 그 불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겠습니다.
또한 제 보리수 줄기의 둘레는 십천(十千) 사천하(四天下)이고, 가지와 잎사귀의 둘레는 각각 십삼 천이며, 이름은 선현중보(善現衆寶)이길 원합니다.
저 보리수의 광명과 향기가 그 불국토에 온통 충만하고 그 아래 저의 금강좌(金剛座)는 온갖 보배로 장엄되며, 세로와 가로는 똑같이 다섯 사천하이고, 높이는 8만 4천 유순이며, 이름은 보방무진광선해지향(普放無盡光善解智香)인데, 제가 저 보리수 아래의 금강좌 위에서 결가부좌하고 잠깐 사이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겠습니다.
그리고 열반할 때까지 이 자리를 고치지 않고 또한 떠나지 않으며, 제가 보리수 아래의 금강좌 위에서 일어나지 않고 변화신(變化身)인 불보살을 무수한 불국토에 보내어 하나하나의 변화신인 부처님마다 아침밥 먹는 동안 중생을 위해서 설법하며, 무수한 중생들을 아뇩다라삼먁삼보리로 권유하여 그곳에 머물러서 물러나지 않게 하니, 변화신인 보살도 이와 같습니다. 제가 보리를 성취할 때에 시방의 무수한 다른 세계에 저의 몸이 널리 나타나기를 원합니다.
만약 어떤 중생이 제 몸의 장엄된 모습을 보면 그 모든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견고히 하고, 나아가서는 위없는 보리를 얻어 반열반에 들며, 그 모든 중생들이 일찍이 모든 부처님 세존을 뵙지 않음이 없으며, 그곳에는 모든 근(根)을 갖추지 않은 자가 없고, 그곳의 보살이 저를 보기를 좋아하면 그가 가는 처소에서 몸을 따라 돌리고 경행(經行)하고 앉고 서며, 그 모든 보살들이 마음으로 부처님을 생각하게 하겠습니다.
또한 제가 보리수 아래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의심나는 법에 따라서 훤하게 알며, 법구(法句)를 말하지 않아도 그 뜻을 알고, 제 목숨이 한량없어 살바야지(薩婆若智)를 제외하고는 셀 수 없으며, 그 보살의 목숨도 한량이 없고, 제가 그 불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자 할 때에 이와 같은 상서로운 감응의 모습이 나타나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그 불국토의 모든 보살들이 가장 좋은 문도가사(文嗏袈裟)를 입고, 나아가 반열반(般涅槃)에 이르며, 그 불국토에는 한 사람도 머리를 꾸미거나 속복(俗服)을 입은 이가 없고, 모두 사문(沙門)의 모습을 하여 조금도 차이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고, 착하구나.
훌륭한 장부[善丈夫]야, 그대는 총명하고 활달하며 지혜를 깨달아 원하는 바가 매우 훌륭하고 뜻이 지극히 크며, 위의와 공덕이 높고, 지혜가 매우 미묘하구나.
선남자야, 그대가 모든 중생들을 위하는 까닭에 스스로 이와 같이 미묘하고 뛰어난 큰 뜻을 짓고, 미묘하게 장엄된 불국토를 취하였구나. 이런 이유로선남자야, 그대의 자(字)를 만여시리(曼如尸利)라 하리라.
만여시리여, 그대가 내세에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을 지나, 비로소 세 번째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에 들어가면 남방에 정무진적(淨無塵積)이라는 세계가 있을 것이다.
이 사바세계도 그 안에 있으니, 이와 같이 장엄하여 불국토를 깨끗이 하고, 그대 만여시리는 그 안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보현(普現) 여래·응공·정변지라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보살의 무리들이 그대의 깨끗한 모든 소원을 원하는 대로 모두 성취해 줄 것이다.
그대는 보살이었을 때에 수억 부처님의 처소에서 모든 선근을 심었으니, 그대 만여시리는 중생을 위해서 좋은 약으로 마음의 근심을 치료해 주고 온갖 번뇌를 없애주며 선근이 자라도록 하라.’
그 때 만여시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가 이와 같이 마음에 저의 소원을 만족히 한다면,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 현재 머물러 계시며 설법하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저에게 수기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한량없는 아승기 불국토가 모두 다 진동하고, 모든 중생들이 이와 같은 쾌락을 만족하게 얻어서 마치 보살이 제2선(禪)의 삼매에서 노니는 것과 같으며, 또한 한량없는 아승기 불국토에서 하늘의 만타라꽃이 비처럼 내리고, 저 만타라꽃에서 다음과 같은 소리, 즉 부처님의 소리·법의 소리·화합승의 소리·바라밀의 소리·10력(力)과 무소외(無所畏)의 소리가 나오도록 해주십시오.
제가 오체투지로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릴 때에 이와 같은 상서로운 감응이 모두 나타나게 해주십시오.’
만여시리동진(曼如尸利童眞:문수사리동자)이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릴 때에 한량없는 아승기 불국토의 땅이 모두 진동하고, 하늘의 만타라꽃이 비처럼 내리며, 모든 중생들이 이와 같은 쾌락을 얻고, 이와 같은 소원을 충만히 하였다.
그 가운데 부처님의 처소에서 법을 듣던 보살마하살들이 모든 부처님 세존께 여쭈었다.
‘무슨 인연으로 이러한 상서로운 감응이 나타나고,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만여시리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셨습니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최상의 마음 일으키어 지혜가 넓고
시방의 중생 구제하니 그대에게 수기하노라.
땅이 진동하고 꽃비 내려 중생들 즐거우니
그대는 부처 되어 세상에 출현하리라.


8. 사왕자수기품(四王子授記品)

선남자야, 그 때 해제 바라문이 넷째 왕자인 지중(支衆)에게 말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만여시리가 원하는 바와 차이가 없습니다.’
세존께서 찬탄하여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선남자야, 그대가 보살이 되었을 때에 마땅히 한량없는 아승기 중생들의 금강으로 된 산처럼 단단한 번뇌 덩어리를 깨뜨리고 불사(佛事)를 한 후에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것이다.
선남자야, 이런 이유로 그대의 자(字)를 괴금강혜명조시리(壞金剛慧明照尸利)라 하리라.
그대 괴금강혜명조(壞金剛慧明照)는 오는 세상에서 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을 지나 비로소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에 들어가면, 동방으로 열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의 티끌처럼 무수한 세계를 지나 아니미사(阿尼彌沙)라고 하는 나라가 있을 것이다.
선남자야, 그대는 그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보현(普賢)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 나아가 불바가바(佛婆伽婆:불세존)라고 할 것이니, 그 불국토의 한량없는 장엄도 이와 같아서 그대의 원대로 될 것이다.
선남자야, 보장여래께서 괴금강혜명조보살마하살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수기를 주실 때에 허공에서 한량없는 억 나유타 백천의 모든 하늘들이 좋다고 찬탄하며, 바다 이쪽 언덕의 우두향[牛頭]·침수향[沈水]·목밀(木櫁)·가루향을 비처럼 내려주었느니라.’
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가 이와 같은 마음을 만족히 하고, 오체투지로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릴 때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세계가 하늘의 미묘한 향으로 충만하고, 그 가운데 지옥·축생·아귀·인간·천상의 모든 중생들이 이 향냄새를 맡고서 몸과 마음의 괴로움과 환란이 끝나며, 제가 머리를 땅에 댈 때에 그곳에서 휴식을 얻게 해 주십시오.’
선남자야, 그 때 괴금강혜명조보살이 오체투지로 보장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자, 바로 그 때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세계에 하늘의 미묘한 향이 충만하였고, 그 가운데 모든 중생들의 몸과 마음의 괴로움과 환란이 다 없어져 휴식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금강처럼 견고한 번뇌를 깨뜨리니
온갖 미묘한 향이 세계에 가득하네.
수많은 중생들이 모두 다 기뻐하니
그대는 세간을 잘 아는 부처님이네.

선남자야, 그 때 해제 바라문이 다섯째 왕자인 무외(無畏)에게 말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세존이시여, 저는 이 더럽고 혼탁한 불국토를 취하지 않겠습니다. 마땅한 장소를 알아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면 그곳에는 지옥·축생·아귀의 세계가 없고, 땅바닥은 푸른 유리로 되어 있으며, 장엄은 연화세계와 같을 것입니다.’
무외 왕자가 연꽃을 보장여래 앞에 바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가 이와 같은 뜻을 만족히 하고 부처님의 위신력을 이어 받아 현장엄삼매(現莊嚴三昧)15)를 성취하면 세존 앞에서 시방의 항하의모래알 같이 많은 세계의 티끌처럼 무수한 불국토에 큰 수레바퀴만한 연꽃이 비처럼 내리는 것을 저희들이 볼 것입니다.’
이 말을 하자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어 현장엄삼매를 성취하였다.
또한 무외 왕자는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세계의 티끌처럼 무수한 불국토에 큰 수레바퀴만한 연꽃이 비처럼 내리는 것을 보고서 크게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의 소원이 매우 훌륭하니, 미묘한 불국토를 취하여 지성스런 말로 삼매를 속히 성취하였으므로 연꽃이 비처럼 내렸느니라.’
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만약 제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뜻을 원만히 성취하면 이 연꽃을 허공에 매달아 놓겠습니다.’
그러자 즉시 연꽃이 허공에 머물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그대가 매우 빨리 연꽃을 허공에 걸어[印] 놓았구나.
선남자야, 이런 이유로 그대의 자(字)를 허공인(虛空印)이라고 할 것이다.
그대 허공인은 오는 세상에 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 세월을 지나고 비로소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 세월에 들어가면, 동남방으로 억 백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를 지나서 연화(蓮華)라고 하는 세계가 있는데, 그대는 마땅히 그 안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연화상(蓮華上)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 나아가 불바가바라고 할 것이다.
그곳에는 순전히 보살승(菩薩僧)들만 있는데 그 수는 한량없으며, 수명도 헤아릴 수 없으니, 반드시 이 모든 위의와 공덕을 그대의 원대로 성취하게 되리라.’
허공인보살이 즉시에 오체투지로 보장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세간을 풍요롭고 이익되게 하고
번뇌의 더러운 때를 없앨지어다.
티끌같이 수많은 덕을 가지고
변함 없는 큰 지혜를 깨달을지어다.

선남자야, 그 때 해제 바라문이 여섯째 왕자인 허공(虛空)에게 말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이 더럽고 혼탁한 불국토에서……(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저 허공인보살이 원하는 바와 같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가 이와 같은 뜻을 만족히 하면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세계의 허공에 일곱 가지 보배로 된 해가리개가 있고, 흰 구슬이 달린 그물이 그 위에 덮여 있으며, 여러 가지 보배방울을 매달아 그 해가리개를 장엄하고, 보배방울이 그물 속에서 다음과 같은 소리, 즉 부처님의 소리·법의 소리·화합승의 소리·바라밀의 소리·10력(力)의 소리·신통의 소리·두려움 없음[無畏]의 소리를 낼 것입니다.
그러면 그곳의 모든 중생들이 이 소리를 듣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낼 것이며, 먼저 보리의 마음을 낸 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마침 이 말을 할 때에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세계의 모든 허공에서……(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이와 같은 소리를 내고, 부처님의 위신력을 입어 모두 다 직접 볼 것입니다.’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러한 뜻을 만족히 하기를 저의 원하는 바와 같이 한다면, 저로 하여금 세존 앞에서 지현명삼매(智顯明三昧)16)를 성취하게 하시어 이것으로 선법(善法)을 자라게 하시고, 이 삼매를 얻은 후에야 세존께서 저에게 보리의 수기를 주십시오.’
그러자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즉시 지현명삼매를 성취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선남자야.
원하는 바가 매우 미묘하구나.
그대의 복업(福業)으로 시방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의 허공을 보배로 된 해가리개로 덮었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어 수억 나유타 백천의 중생들을 깨닫게 하였다.
선남자야, 이런 이유로 그대의 자(字)를 허공현명(虛空顯明)이라 할 것이니, 그대 허공현명은 오는 세상에 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을 지나 비로소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에 들어가면, 동방으로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를 지나서 일월(日月)이라고 하는 세계가 있는데, 그대는 마땅히 그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법자재부왕(法自在富王) 여래·응공·정변지·명행족, 나아가 불세존이라 할 것이다.’
그 때 허공현명보살이 오체투지로 보장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한 습관을 닦아 마음을 조복시키고
중생들에게 큰 자비심을 일으켰으니
중생들을 고통의 바다에서 건네주고
위없는 정등(正等)보리를 성취한 부처님 된다네.

선남자야, 그 때 해제 바라문이 일곱째 왕자인 지상(支像)에게 말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저는 이 더러운 불국토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보리를 성취하는 곳에는 지옥·축생·아귀의 이름이 없고, 여인도 없으며, 그곳의 중생들은 태(胎)로 태어나지 않고, 수미산·철위산·대철위산·흙산·돌산 등의 여러 산이 없으며, 샘물 줄기·깨진 기와조각·자갈·가시덤불·높거나 낮은 곳·나쁜 바람·숲과 나무·큰 바다가 없고, 해·달·별·낮·밤·어둠이 없으며, 그곳의 중생들은 더러운 냄새·똥·오줌·콧물·가래·침이 없고, 모습이 오염되거나 냄새나는 일이 없으며, 몸과 마음에 아무것도 붙은 것이 없고, 땅바닥은 흙과 돌로 되어 있지 않으며 순전히 마노로 이루어져 있고 한량없는 백천의 온갖 보배로 장엄되어 있습니다.
그 불국토에는 풀이 없으며, 오직 만타라꽃·마하만타라(摩訶曼陀羅)꽃만 있고, 또한 갖가지 보배나무로 장엄되어 있으며, 그 보배나무 위에는 갖가지 보배로 된 해가리개로 장엄되어 있고, 갖가지 보배로 된 방·갖가지 보배로 된 옷·갖가지 보배로 된 꽃다발·갖가지 보배로 된 구슬·갖가지 보배로 된 장엄구·갖가지 음악·갖가지 보배로 된 그릇·갖가지 꽃 등으로 장엄되어 있으며, 뭇 꽃잎이 오므라들 때에 음악 소리가 그치는 것으로 밤이 된 줄을 알고, 뭇 꽃잎이 오므라들 때에 보살이 태어나 태어난 그곳에 곧바로 앉아서 마음을 안정하여 현장엄삼매(現莊嚴三昧)를 성취하며, 이 삼매로 시방 불국토의 티끌처럼 많은 세계에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을 뵙습니다.
그 때에 청정한 천이통(天耳通)을 얻어 티끌처럼 많은 시방 세계의 불국토에 현재 머물러 계시면서 설법하시는 모든 부처님의 법문을 듣고, 그 가운데 태어나는 중생들은 모두 숙명통(宿命通)을 얻어 불국토의 티끌처럼 많은 겁 속에서 생기는 일을 알며, 태어나서는 청정한 천안통(天眼通)을 얻어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불국토의 장엄을 널리 보고, 태어나서는 타심통(他心通)을 잘 갖추어 한 생각 하는 사이에 티끌처럼 많은 불국토 세계의 모든 중생들이 마음에 생각하는 바를 알며, 나아가서는 보리를 얻어 반열반에 들어갈 때까지 이 삼매를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먼동이 트려고 할 때에 사방에서 미묘하고 부드럽고 향기로운 바람이 몸을 스쳐 불어와 기쁨을 일으키고, 꽃을 피워 모든 보살들이 삼매로부터 깨어나서 연화대(蓮華臺)에서 일어나 이와 같은 신통을 얻게 하겠습니다.
그리고 한 생각 하는 사이에 하나하나 방위의 티끌처럼 많은 불국토 세계의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을 친근(親近)하고, 본토(本土)로 돌아와서 만타라꽃·마하만타라꽃으로 된 좌대 위에서 결가부좌하고 여래를 우러러보며 법문해 주실 것을 생각하고, 앉아 있는 좌대가 회전함에 따라서 모든 방향에서 다 저를 보며, 그곳의 보살들이 법에 대해서 미혹한 생각이나 의심을 내는 자가 있으면 그들이 제 몸을 자세히 보고서 곧바로 속이 후련해지도록 하겠습니다.
저 법을 듣고자 하는 모든 보살들이 저를 보는 즉시 다 알고, 그 속의 보살들은 내 것이라는 생각과 짓는 바가 없으며 나아가서는 몸과 생명까지도 그러하며, 그곳의 보살들은 모두 물러나지 않는 자리를 얻게 하겠습니다.
그곳에는 착하지 않다는 이름이 없고, 그 불국토에는 계율을 받아 지닌다는 이름도 없으며, 계율을 범하여 뉘우친다는 말도 없도록 하겠습니다.
그곳의 모든 중생들은 서른두 가지 대장부의 모습을 갖추고, 나라연(那羅延)의 힘을 갖추며, 그곳에는 모든 근을 갖추지 아니한 자가 한 사람도 없고, 나아가서는 보리를 얻어 반열반에 들어갈 때까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그곳의 모든 중생들은 가장 좋은 문도가사(文嗏袈裟)를 입고 일시에 함께 태어나 선분별삼매(善分別三昧)를 얻으며, 나아가서는 보리에 이를 때까지 일찍이 중심을 잃지 않게 하겠습니다.
그곳의 중생들이 널리 선근을 모으고, 늙고 병드는 고통이 없으며, 보살들이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고자 할 때에 결가부좌한 채 반열반에 들어가면 몸 속에서 불이 나와 스스로를 태우고 사방에서 향기로운 바람이 불어오며, 그 사리를 타방의 부처님이 없는 국토에 안치하는데 여의주(如意珠) 보배와 같고 전륜성왕의 명정마니(明淨摩尼) 보배와 같게 하겠습니다.
그곳의 중생들로서 저 마니 보배의 광명을 보는 자와 마니 보배를 본 자와 접촉하는 자는 모두 지옥·아귀·축생으로 태어나는 고통이 없고, 나아가서는 보리를 얻어 반열반에 들어갈 때까지 고통을 받지 않으며,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면 모든 부처님께서 현재 머물러 계시면서 중생들을 위해 설법하시는 세계에 태어나 부처님의 미묘한 법문을 듣고서 보리심을 내고, 발심한 뒤에는 물러남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저의 불국토에는 삼매에 들어가지 못하고 목숨을 마치는 자는 한 사람도 있지 않고, 고통도 없으며, 서로 그리워하며 헤어지는 고통 없이 목숨을 마치고,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고 나면 재난이 있거나 부처님이 안 계신 국토에 태어나지 않으며, 보리에 이를 때까지 일찍이 부처님을 뵙지 않은 적이 없고, 가르침[法]을 듣지 않은 적이 없으며, 화합승(和合僧)을 공양하지 않은 적이 없게 하겠습니다.
그곳의 모든 중생들은 더러움·성냄·사랑·미움·아낌·질투ㆍ무명(無明)ㆍ‘나’라는 분별이 없이 태어나고, 그 불국토에는 성문·벽지불이 없고 순전히 보살들만 있는데, 윤택한 마음·부드러운 마음·원망이 없는 마음·흐리지 않은 마음·고요한 마음·안정된 마음을 가진 보살들로 충만하게 하겠습니다.
저의 불국토의 장엄은 밝고 깨끗하여 시방의 티끌처럼 많은 불국토를 나타내고, 그 밖의 다른 세계에 향내음이 두루 퍼지며, 그 중생들은 항상 기쁨으로 충만하여 그 불국토에는 괴로운 소리를 들을 수 없게 하겠습니다.
저는 마땅히 그곳에서 보살행을 닦되, 보살이 되었을 때 이와 같이 청정하게 장엄된 불국토를 가장 먼저 세우고, 이와 같이 청정한 마음의 중생들을 안치하여 불국토를 충만히 한 후에 그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것입니다.
제가 보리를 성취했을 때 광명이 한량없이 비추고, 또 제 몸의 장엄된 모습을 시방의 천 불국토의 티끌처럼 많은 세계에 모두 다 두루 나타내 보이며, 그곳의 중생들이 저를 본다면 저 중생들로 하여금 탐욕·성냄·어리석음·아낌·질투·나라는 것[吾我]·혐오·원한·번뇌를 모두 없애게 하고, 저를 보는 까닭에 보리심을 내어 하고 싶은 대로 삼매·다라니·인욕을 모두 다 얻게 하겠습니다.
그 어떤 중생이라도 한빙지옥에 태어난 자가 저를 보면 따뜻한 즐거움을 받아 쾌락을 얻으니, 비유하면 비구가 제3선(禪)에 들어간 것과 같고, 그들이 저를 보고 몸과 마음이 최고의 즐거움으로 충만되어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며, 그곳에서 목숨을 마치면 저의 나라에 태어나서 물러남이 없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아귀 가운데 태어난 중생들이 저를 보면……(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하며, 축생도 이와 같이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저의 광명이 모든 하늘보다 배나 밝게 비추고, 저의 수명은 한량없어 살바야지(薩婆若智)를 제외하고는 능히 셀 수 있는 자가 없으며, 제가 보리를 성취할 때에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의 무어라 일컬을 수 없고 가없는 여타의 세계에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찬탄하시고 칭찬하시며, 무간지옥의 죄를 짓거나 정법과 성현(聖賢)을 비방하는 죄를 지은 자를 제외하고 저의 명호를 듣는 그곳의 중생들은 지은 선근을 저의 국토에 회향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의 나라에 태어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보리를 성취할 때에 한량없는 아승기 여타의 불국토의 중생들로서 저의 명호를 듣고 저의 나라에 태어나기를 원하는 자는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저와 한량없는 대중(大衆)들이 함께 둘러싸고 무에삼매(無曀三昧)17)에 들어가 그 앞에 나타나서 이와 같이 좋은 말을 하여 그 중생들이 마음에 환희를 얻어 모든 고통이 없어지고, 이 환희하는 마음으로 필정삼매(畢定三昧)18)를 깨달으며, 그 마음에 법인(法忍:무생법인)19)의 즐거움을 얻고, 목숨을 마치면 저의 나라에 태어나도록 하겠습니다.
또 그 밖의 다른 불국토에 일곱 가지 재물이 부족한 자와 삼승(三乘)20)을 즐거이 구하지 않고, 인간이나 하늘의 복을 즐거이 구하지 않으며, 세 가지 착한 복밭을 즐거이 구하지 않고, 즐거이 비법(非法)·간탐·질투에 집착하며, 즐거이 삿된 법을 가까이하는 중생들이 목숨을 마치려고 하면, 그 때에 무타삼매(無墮三昧)21)에 들어가 그 앞에 나타나서 한량없는 무리들과 함께 빙 둘러싸고 설법을 하겠습니다.
이미 불국토에서 그 중생들에게 나타내 보이고 보리로 권유하여 그 중생들이 저의 처소에서 즐거움과 기쁨을 얻고, 뛸듯이 기쁜 마음으로 보리심을 내며, 모든 고통을 없애고, 일등삼매(日燈三昧)22)를 성취하여 어리석음을 버리며, 목숨을 마친 뒤에는 저의 나라에 태어나도록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선남자야, 원하는 바가 매우 훌륭하도다.’
그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약 제가 이와 같은 뜻을 만족히 한다면, 티끌처럼 많은 시방의 그 밖의 불국토에서 기묘한 향냄새를 지닌 바다 이쪽 언덕의 전단향 가루를 비처럼 내리고, 이 향냄새를 맡는 그곳의 중생들은 모두 보리심을 내게 하며, 저에게는 지금 원하는 대로 삼매를 성취하고 나서 스스로 보게 해 주십시오.’
선남자야, 그가 원을 말하자 원하는 대로 삼매를 얻어 스스로 티끌처럼 많은 시방의 그 밖의 불국토에서 기묘한 향냄새를 지닌 바다 이쪽 언덕의 전단향 가루를 비처럼 내리는 것을 보았으며, 시방의 무수한 중생들이 합장하고 보리심을 내는 것도 보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향가루가 매우 빨리 비처럼 내려서 무수히 많은 중생들에게 보리를 권유하였다. 선남자야, 이런 이유로 그대의 자(字)를 사자향(師子香)이라 할 것이다.
오는 세상에 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을 지나, 비로소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에 들어가면, 상방(上方)으로 이 불국토와의 거리가 42개의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를 지나서 감향광명무진(紺香光明無塵)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그대 사자향은 그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광명무진상신향월자재왕(光明無塵上身香月自在王) 여래·응공·정변지, 내지 불세존이라 할 것이다.’
선남자야, 그 때 사자향보살이 오체투지로 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니, 보장여래께서 말씀하셨다.

인간·아수라·하늘이 공경하니
마땅히 세존이 되어 중생을 제도하리라.
그대는 삼계의 괴로움과 속박을 벗어나
미묘한 덕을 갖춘 부처님이 되리라.

9. 제팔왕자수기품(第八王子授記品)

선남자야, 그 때 해제 바라문이 여덟 번째 왕자인 아모구(阿摸具)에게 말하였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혼탁한 불국토에서 보살이 되어 보리행(菩提行)을 닦고, 제일 먼저 십천(十千)의 혼탁한 불국토를 깨끗이 하여 이와 같이 청정하게 세우되 감향광명무진(紺香光明無塵)불국토와 조금도 차이가 없게 하고, 이와 같이 선근을 심어 마음을 청정히 하며, 대승을 구하는 보살들이 그 세계에 충만한 후에야 그 속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닦는 이와 같은 보리행은 다른 보살들이 능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7년 동안 한 곳에 고요히 앉아서 청정한 부처님의 공덕·불국토의 장엄·깨끗한 불국토의 공덕을 사유하고, 그 가운데서 현장엄삼매(現莊嚴三昧) 등 1만 8천 보살의 삼매를 일으켜서 닦아 익히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보살로 보리행을 닦을 때에, 신파사가지유라삼매(臣婆闍伽枳由邏三昧)23)로 시방의 한량없고 가없는 그 밖의 세계에 현재 머물러 계시는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중생들을 풍요롭고 이익되게 하시며 설법하시는 것을 항상 보고, 또 삼세(三世) 동안 저 모든 부처님께서 일체의 불국토에 충만하신 것을 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선삼매(旋三昧)24)에 들어 티끌과 같은 마음으로 대중들이 에워싼 저 모든 부처님 세존과 보살, 성문을 보고 무의삼매력(無依三昧力)25)으로 불국토의 티끌처럼 많은 몸마다 하나하나 빠짐 없이 예를 올리며, 위없는 여러 보배꽃·여러 향·바르는 향·가루향·머리꾸미개·음악 등과 가장 좋은 일체의 장엄거리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기를 하나하나의 불국토마다 대해겁(大海劫)26) 동안 행하며, 일체수신삼매(一切修身三昧)27)로 한 생각 하는 사이에 모든 불국토의 티끌처럼 많은 부처님께서 행하신 것을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공덕삼매(功德三昧)28)로 티끌처럼 많은 불국토의 한 분 한 분의 부처님 세존을 가장 미묘하게 찬탄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불순삼매(不眴三昧)29)로 한 티끌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부처님께서 모든 불국토에 충만하심을 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무쟁삼매(無諍三昧)30)로 한 생각 하는 사이에 모든 불국토의 과거·미래·현재의 불국토의 장엄을 보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수능엄삼매(首楞嚴三昧)31)로 지옥에 들어가 그 몸을 변화시켜 지옥의 중생들에게 설법하여 보리심을 내도록 권유하고, 지옥에서 목숨을 마치면 인간으로 태어나서 현재 세상에 계시면서 설법하시는 모든 부처님을 만나게 해서 그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으로부터 법문을 듣고 물러남이 없는 자리를 성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축생·아귀·야차·나찰·아수라·용·긴나라·마후라가·하늘의 세계에 있어도 그러하고, 이와 같이 비사사(毘舍闍)·부단나(富單那)·가타부단(迦吒富單) 가운데 있어도 그러하며, 이와 같이 사람인 전타라(栴陀羅)·장사꾼·음녀(婬女)들 가운데 있어도 그러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세존이시여, 중생들이 있는 곳을 따라서 그 형상을 받아 그 중생들의 업을 지은 인연을 좇아 괴로움과 즐거움을 받겠습니다. 만약 갖가지 교묘한 기술을 지닌 자가 있다면 그 기술의 종류에 따라서 그들 앞에 나타나 설법을 하여 교묘한 말과 방편으로 중생들의 마음을 얻은 후에야 정법(正法)을 가르쳐 보이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권유하여 물러남이 없는 무상정변지(無上正遍知: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도록 하겠습니다.
다만 세존이시여, 저는 마땅히 그 때에 보리행을 닦아 십천(十千)의 불국토를 깨끗이 하고, 그 속의 모든 중생들의 행업(行業)과 번뇌의 해독을 없애며, 나아가서는 한 중생이 있는 곳이라도 네 가지 마군의 도[四魔道]32)가 없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마땅히 이와 같이 깨끗하게 세운 십천의 불국토가 저 광명무진상신향월자재왕여래(光明無塵上身香月自在王如來)의 감향무진(紺香無塵)세계의 불국토 장엄과 같으며, 제 스스로 한 불국토와 권속들을 깨끗하게 해서 그 사자향(師子香)보살마하살이 원하는 바와 같이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만약 이와 같은 뜻을 만족히 한다면 십천 불국토의 모든 중생들의 온갖 괴로움이 사라지고, 모든 부드러운 마음과 따라서 하는 마음을 얻어서 그들이 각각 자신의 사천하(四天下)에서 모든 부처님을 뵈며, 그 모든 중생들이 갖가지 온갖 보배와 갖가지 꽃과 향·가루향·바르는 향·여러 가지 옷·방·깃대·깃발·해가리개가 자연히 손안에 있으며, 저 중생들이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현장엄삼매력(現莊嚴三昧力)으로 직접 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말을 하고 나자, 그가 원하는 대로 모든 것을 스스로 볼 수 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착하도다, 착하도다.
선남자야, 그대는 깨끗한 불국토를 널리 스스로 세웠고 십천 불국토를 두루두루 깨끗이 하였으며, 한량없는 아승기 중생들의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하였다. 그리고 이와 같이 한량없는 아승기의 모든 부처님 세존을 이와 같이 한량없는 아승기의 공양구로 공양하였다.
선남자야, 이런 이유로 그대의 자(字)를 보현(普賢)이라고 할 것이다.
그대 보현은 오는 세상에 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을 지나 두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아승기의 세월을 조금 남겨두고, 북방으로이 불국토와의 거리가 60개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불국토를 지나면 지수정덕(智水淨德)이라는 세계가 있는데, 그대 보현은 그곳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고 명호를 사자분신금강지(師子奮迅金剛智) 여래·응공·정변지, 나아가 불세존이라 할 것이다.’
선남자야, 그 때 보현보살마하살이 오체투지로 여래의 발에 예를 올리니, 보장여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한 지혜로 마음을 즐거이 조복시켜
중생들의 처소에서 굳은 서원을 하고
번뇌의 깊은 강에서 중생들을 건지니
그대는 지혜의 횃불로 미묘한 세계에서 부처가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