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화경(悲華經)제10권★6. 입정(入定)삼매품-3
6. 입정(入定)삼매품
- 북량 천축삼장 담무참(曇無讖) 한역
선남자야, 또 한 때 석가여래께서 위없는 도를 이루신 지 얼마 안 되어 모든 중생들을 조복하시고자 비타산의 인대사라(因臺娑羅)굴에서 7일 낮·7일 밤을 가부좌로 앉으셔서 삼매를 바로 받으시고 해탈락(解脫樂)에 들어가셨더니라.
그 때 부처님이 몸이 굴 속에 가득하여 네 치만큼도 틈이 없었는데, 7일이 지나고 나니 시방세계에 있는 20나유타 보살마하살들이 사바에 와서 그 산 변두리에 머물면서 석가모니여래를 뵙고, 공양·공경·존중·찬탄하고 미묘한 법을 받고자 하였더니라.
선남자야, 그 때 여래께서 머무시는 처소에서 큰 신통으로써 그 굴 속을 한량없이 넓게 하시고 그 12나유타 보살마하살들을 수용하시니 모든 보살들이 들어와서는 그 굴이 넓고 장엄함을 보았으며, 또 모든 보살들이 사자유희자재신족(師子遊戱自在神足)으로써 부처님께 공양하고 낱낱 보살이 화현한 보좌에 앉아서 법을 들었나니, 선남자야, 저 부처님의 신력이 이러하시니라. 이 모든 보살들이 법을 듣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절하시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각각 본래의 불세계로 돌아가니 그들이 간 지 오래지 않아서 굴은 다시 전처럼 되었느니라.
저 사천하의 제2천주(天主) 석제환인(釋提桓因) 교시가(?尸迦)가 장차 목숨이 다하면 반드시 축생도에 떨어지게 된지라, 이 때문에 두려운 마음이 생겨서 8만 4천 도리천과 함께 내려와서 사라굴에 가서 여래를 뵙고자 하였다. 그 때 왕안(王眼)이라는 야차가 있었는데 그 굴의 신으로서 밖에 머물러 있었다.
그 때 제석이 부처님의 힘으로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마땅히 건달바의 아들 반차순(般遮旬)을 시켜서 먼저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 미묘한 음성으로 부처님을 찬탄함으로써 부처님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도록 하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곧 건달바의 아들 반차순으로 하여금 유리 거문고를 타서 미묘한 음악으로써 부처님을 찬탄하니 별다른 소리가 5백 가지였다.
선남자야, 이렇게 반차순이 여래를 찬탄할 때 여래께서 다시 상(相)삼매 중에 들어가셨고, 삼매의 힘으로써 이 세계에서 큰 신력을 지으셔서 모든 야차·나찰·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욕계와 색계의하늘들로 하여금 모두 모여 오게 하시니, 그 가운데 만약 미묘한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자가 있으면 마음대로 듣고서 환희심을 내었고, 혹 부처님 찬탄하는 것 듣기를 좋아하는 자가 있으면 곧 찬탄함을 듣고 나서 환희심이 나서 더욱 부처님께 존경심을 내었으며, 혹 즐거운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자가 있으면 곧 듣고는 기뻐하였다.
그 때 석가모니여래께서 삼매에서 일어나시어 모든 대중에게 사라굴 문을 보이시니 석제환인이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러서 머리를 조아려 발에 절하고 한 쪽으로 물러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제가 이제 어디에 앉아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너희 권속들은 다만 들어와서 모이라. 내가 이제 마땅히 이 사라굴을 넓히어 아주 넓게 하고 이 20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대중 권속들을 모두 수용하여서 다 앉게 하리라.'
그 때 석가모니여래께서 대중 가운데에서 한 미묘한 음성으로써 바른 법을 연설하시어 8만 4천 모든 근기의 중생으로 하여금 즐기는 대로 듣게 하시니 혹 성문을 배우는 자는 성문법을 듣고, 곧 99억 중생들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으며, 만약 연각승을 수학하는 자가 있으면 곧 연각의 법을 듣게 되었고, 만약 대승법을 수학하는 자가 있으면 순전한 대승만을 들었다.
건달바의 아들 반차순 등 우두머리 대중 18나유타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음을 얻었으며, 아직 발심하지 못했던 자들이 혹 위없는 보리심을 발하고 혹 연각을 발하고 혹 성문을 발하였다.
그 때 석제환인도 곧 공포가 사라지고 천 세나 수명을 늘이어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느니라.
선남자야, 석가여래께서 신력으로써 능히 이와 같은 광박무변(廣博無邊)함을 지으시고, 설법하시는 음성도 이러하시니라. 그러므로 누구라도 저 부처님의 음성의 한계를 찾을 수 없으며, 저 부처님의 방편이 무량 무변하건만 교화되는 중생들은 이러한 방편을 알지 못하느니라.
선남자야, 저 부처님께서는 색신(色身)도 또한 한량없고 끝없어서 누구라도 그 몸의 크기를 헤아리지 못하며, 그 정수리를 보는 자가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