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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상권▷1. 비라마품(毘羅摩品)◁-7

행성 2009. 1. 15. 21:49
★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

            승가사나(僧伽斯那) 지음 월지우바새(優婆塞) 지겸(支謙) 한역

상권▷1. 비라마품(毘羅摩品)◁


너는 이제 마땅히 편안히 있어
적정한 가운데서 움직이지 말라.
내가 이제 보시하는 바는
모두 중생들을 위함이로다.

그 때 비라마보살이 곧 오른손으로 조관(?灌)을 잡고, 대자비로써 그 마음을 훈습하여 닦아서 일체 중생을 가엾게 여기는 까닭에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보시하는 것은 범천의 왕ㆍ마혜수라(摩醯首羅)천왕ㆍ석제환인(釋提桓因)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며, 설사 이 세 가지보다도 더 나은 것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희구하지 않을 것이며, 오직 불도(佛道)를 구하여서 중생을 이롭게 하여 모든 번뇌를 끊으려 하는 것이다.
내가 이제 마땅히 내 몸뚱이ㆍ처자ㆍ노비ㆍ진귀한 보배ㆍ사택도 버려서 오직 해탈을 구하는 것이요, 생사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이제 부드럽고 나긋나긋한 여인을 보시하는 것은 모든 중생이 미래세에서 탐욕을 모두 끊기를 원해서이며, 내가 이제 베푸는 바 다섯 가지 우유의 맛은 모든 중생들이 미래세에서 항상 능히 다른 사람에게 법미(法味)를 베풀기를 원해서이며, 내가 이제 베푸는 이와 같은 깔 것[敷具]은 모든 중생이 미래세에서 다 여래의 금강좌에 처하기를 원해서이며, 내가 이제 베푸는 갖가지 진귀한 보배는 모든 중생이 미래세에서 모두 여래의 7보리(菩提)의 보배를 얻기를 원해서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윗자리에서부터 씻을 물을 돌리는데 물이 내려가지 않으니, 마치 그것은 인색한 사람이 보시를 좋아하지 않는 것과 같았다.
그 때 보살이 곧 생각하였다.
'이제 이 물이 어째서 내려가지 않는가?'
또 생각하였다.
'장차 내가 원하는 것을 미래세에도 이루지 못할 징조인가, 누가 물을 못 내려가게 막는 것인가, 이 가운데에 대덕이 없어서 그 나머지는 나의 공양을 받을 만하지 못한 것인가, 혹시 나의 보시가 널리 두루하지 못하는 것인가,
혹은 내가 부리는 사람이 기뻐하지 않는 것인가, 이 가운데에 살생이 있는 것인가?
나는 이제 결정코 중생을 괴롭히지 않음을 알고 있으며, 내가 이제 보시하는 것은 또한 제때에 베푸는 것이며, 또한 받는 자의 옳고 그름을 보지 않는다. 그런데 어째서 이 세숫대야의 물이 내려가지 않는가?'
그 때 보살이 바라문을 보니 이 모든 여자들에게 탐욕과 질투심을 내어서 각기 화를 내면서 말하였다.
“저 여자는 단정하니 응당 내가 취할 것이요, 네가 취할 것이 아니다.”
“저 소는 살찌고 튼튼하니 내가 응당 취할 것이요, 너는 취할 것이 아니다.”
금ㆍ은 쟁반의 금ㆍ은 싸라기를 보고도, 나아가 진귀한 보배에 대하여도 역시 이 모양이었다.
그 때 보살은 모든 바라문들이 탐심으로 물건을 다투어서 서로 성내는 것을 보고 곧 이렇게 말하였다.
“이 모든 받을 자들이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으로 마음을 어지럽혀서 능히 받지 못하는 것이로구나. 이러한 공양은, 마치 수레의 축이 부러지고 바퀴가 파괴되어서 싣고 운반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도 이와 같아서 종자는 좋은데 밭이 척박하고 나쁘구나. 이 받는 자의 마음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 세숫대야의 물이 잘 내려가지 않는구나.
내가 이제 비록 이와 같이 보시하지만 나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도록 하는 사람이 없구나. 그러나 내가 스스로 일체 중생을 위해서 이러한 마음을 낸 것이니 이제 마땅히 스스로 시험해 보리라. 내가 만약 진실로 중생을 가엾게 여긴다면 물이 마땅히 내려올 것이다.”
곧 왼손으로 세숫대야를 들고 부으니 물이 곧 보살의 오른손으로 흘러 내렸다. 바라문이 이것을 보고는 각기 참괴심이 생기어 베푸는 물건을 떠나서 청정한 행을 닦기로 하고 모두 함께 머리를 조아리면서 보살에게 스승이 되어 달라고 청하였다.
보살이 가엾게 여기어 그 뜻을 받아들이고 가르쳐서 4무량심(無量心)을 수학하게 하였다. 이렇게 한 인연으로 목숨을 마치자 곧 범천(梵天)에 태어났으며 한량없는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게 하였다.
보살마하살이 단(檀)바라밀을 행할 때, 이것은 복밭이니 이것은 복밭이 아니니 하는 것을 보지 않았고, 또 친하고 친하지 않음을 분별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보살이 만약 보시할 때에 많거나 적거나 좋거나 나쁘거나 간에 응당 일심으로 청정하게 받들어 올려서 받는 자에게 하열(下劣)하다는 생각을 내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