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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중권▷3. 일체지왕자품 ②◁-2

행성 2009. 1. 27. 14:44
★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

            승가사나(僧伽斯那) 지음 월지우바새(優婆塞) 지겸(支謙) 한역

중권▷3. 일체지왕자품 ②◁


나는 이제 멀리 산림 속으로 들어가고자 하오. 왜냐 하면 내가 전부터 항상 깊은 산으로 들어가서 그 뜻을 수행하려고 했었는데, 대왕께서 이제 들어주셨으니 빨리 가서 내 마음에 맞게 하고, 모든 짐승들과 더불어 함께 반려(伴侶)가 되어서 물을 마시고 과실을 먹으면서 충분히 살아갈 수 있소.
그대는 왕의 딸로서 몸이 부드럽고 약하며 단정하고 우아한데 어찌 능히 이와 같은 괴로운 일을 견디어 참겠소. 그러므로 마땅히 여기 머물러서 나를 따를 생각을 하지 마시오.”
그 아내가 듣고는 마음이 괴로워서 몸을 파초 잎처럼 떨면서 울다가 가슴을 치고 머리카락을 쥐어 뜯으면서 소리 내어 크게 울부짖었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당신에게 무슨 죄가 있기에 대왕께서 깊은 산으로 물리치시는 것입니까? 대왕께서는 너그럽고 인자하시어 바른 법으로 다스리시고 백성을 자식 같이 사랑하거늘 어찌하여 갑자기 이렇게 몰아내는 것입니까?
당신의 사랑스러운 모습과 귀하신 몸이 부드럽고 곱기가 첨바화(瞻婆華)와 같으신데 어떻게 갑자기 가시 찌르는 맨땅의 돌 위에 누울 수 있습니까?
그 동안 궁중에서는 5악(樂)을 스스로 즐기셨지만 만약 산에 들어가시면 호랑이와 사자 등의 악독한 짐승들의 사나운 소리만 들을 것입니다.
괴상하구나. 대왕의 자애로우신 마음이 오늘은 어디에 있으신가? 어떻게 부친의 사랑이 이별의 박정함으로 변하여서 작은 인연으로써 갑자기 원한을 이루시는가?”
그 때 왕자가 곧 아내에게 대답하여 말하였다.
“착한 왕녀여, 그대에게는 깊은 지혜가 있을 것이오. 정진에 용맹함이 곧 나에게는 좋은 반려인 것이오. 설혹 내가 옳지 않아서 마땅히 꾸짖음을 당하더라도 어떻게 그런 거친 말을 합니까?
모든 임금은 나라를 위해 서로 싸우지만 모두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으로 괴로움을 받는데, 나에게 복된 인연이 있어서 이제 부왕께서 내가 산에 들어가서 바른 법을 수행할 것을 들어주신 것이니, 그대는 마땅히 기뻐하지 않는 마음을 내지 마오.
세간의 떳떳한 법으로 말하면 왕이 만약 노쇠하면 태자를 세워서 국사를 맡게 하는데, 국사가 많아지면 잘못이 많아지게 되고, 잘못이 이미 몸에 모여들면 도망하려 하여도 피할 곳이 없는 것이오. 그런데 왕께서는 아직 노쇠하지 않으셔서 능히 놓아 주실 수 있는 것이오. 내가 산에 들어가서 그 뜻하는 것을 닦아 배우도록 허락하셨으니 세간의 잘못은 영원히 보지 않게 되었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기뻐하지 않는가? 그대는 잘 있기 바라오. 나는 이제 떠나야겠소.”
아내가 대답하였다.
“제 부모님께서 당신과 함께 있게 하실 때 일월과 대지와 사천왕이 모두 증명하여 알았고, 처음 혼인하던 날에 당신이 서로 버리지 않겠다고 맹세하여 말하더니 어찌하여 오늘 문득 혼자서만 가신다는 것입니까?
해와 달 그리고 불과 빛이 서로 버리거나 여의지 않음을 아십니까? 당신은 어찌하여 버리려고 하십니까?”
그 때 왕자는 집안의 보물을 모두 가난한 이에게 보시하고는 곧 두 어깨에 두 아들을 업고 그 아내를 데리고 설산(雪山) 속으로 들어갔다.
왕자는 도착해서 과실을 먹고 물을 마셔서 목숨을 지탱하고 밤낮으로 자비의 마음을 닦아 익혔다.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본래 집에 있으면서 비록 5욕락을 받았으나 오늘 이 산에 사는 기쁨만은 못한 것이었다. 이와 같은 즐거움은 석제환인(釋提桓因)이 받는 욕락으로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이 모든 중생들이 바른 법의 미묘한 맛을 알지 못함이 마치 새가 연꽃의 맛을 모르는 것과 같도다.'
이 때 왕자는 항상 중생을 위하여서 이 뜻을 생각하였고 아내는 항상 산에 들어가서 과실을 따다가 스스로 공급하였다.
이 때 한 늙은 바라문이 있었는데 그 형상이 추악하여서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아서 먼 곳에서 왔는지라, 왕자가 보고는 곧 앉게 하고 물과 과일을 준 뒤에 물었다.
“그대는 무슨 인연으로 여기에 온 것인가, 혹시 가정의 근심을 싫어해서인가? 젊어서는 응당 집에 있으면서 5욕을 뜻대로 다했겠지만 이제는 이미 늙고 쇠약해져서 죽을 때가 닥쳐오니 버리고 와서 도를 닦는다면 이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이곳은 한가하고 고요하여 집에서처럼 허물될 게 없으니, 그대가 만약 여기를 좋아한다면 내게 있는 단 과일과 시원한 물을 항상 공급하여 서 모자라지 않게 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