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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중권▷5. 월광왕품(月光王品)◁-2

행성 2009. 2. 7. 18:10
★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

            승가사나(僧伽斯那) 지음 월지우바새(優婆塞) 지겸(支謙) 한역

중권▷5. 월광왕품(月光王品)◁


이 때에는 그 나라에 한 사람일지라도 성내고 질투하고 교만하고, 억세거나 남의 재물을 도둑질하거나, 남의 아내를 간음하거나, 이간질하는 말과 욕설을 하거나 탐욕하고 사특한 것이 없었다.
이 월광왕이 비록 성제(聖帝)는 아니로되 그 백성이 모두 10선을 행하였고, 이 때 백성이 비록 풀 옷에 과실만 먹지도 않았지만 그 몸뚱이와 용모가 신선과 다를 것이 없었으며, 모두 깊은 산과 텅 비어 한가한 곳을 탐하면서도 왕을 사랑하기 때문에 능히 버리고 떠나지 못하는 것이었다.
왕이 이와 같이 선한 법을 행하니 모든 사문과 바라문들이 그 덕을 칭송하여 전해서 모든 곳에 두루 가득하였다.
그 때 한 늙은 바라문이 가정의 애욕을 버리고 설산에 있으면서 머리카락과 수염과 손톱을 길게 하여서 청정한 행[梵行]을 닦는 모양을 하고 풀을 엮어서 몸을 가리고 물과 과일로 굶주림을 막았다. 어떤 사람에게서 월광왕이란 자가 보시를 좋아하고 아끼는 것이 없다는 말을 듣고는 예전의 본습(本習)으로 인하여 곧 악한 생각이 들었는데, 마치 맹렬한 불에 기름을 부어서 배나 더 치연(熾然)한 것 같았으며, 또 독약이 피 속에 들어가서 그 독기가 성해지는 것 같았고, 목마른 사람이 짠 물을 마신 것 같았으며, 가을에 열이 더하고 봄에 콧물과 가래가 많아지는 것과 같이, 이 바라문이 깊은 산중에 있다가 왕의 공덕을 듣고 성냄을 더하는 것이 꼭 이와 같았으며, 사자가 잠을 자다가 많은 사슴의 소리를 들은 것과 같이, 이 바라문이 성냄을 더하는 것이 이와 같았다.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온 세상이 모두 어리석고 지혜가 없어서 이 왕에게 속임을 당하는 것이다. 내가 이제 마땅히 가서 한 가지 물건을 달라고 하여 이 왕이 능히 버리고 여읠 수 있는지 시험해 보리라.'
또 이렇게 생각하였다.
'다만 몸뚱이와 목숨을 달라고 한 사람은 없었을 것이니, 만약 그런 자가 있었다면 반드시 물러섰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깊은 산에서 나와 청정한 법을 버리고 성냄을 더하니 입은 마치 붉은 구리와 같았는데 입술을 다물고 이를 갈며 휘둘러 손뼉치고 벼르니 마치 악한 용이 우박을 쏟아서 곡식을 죽이는 것과 같았고, 금강저(金剛杵)로 큰 산을 부수는 것과 같았으며, 아수라왕(阿修羅王)이 해와 달을 막는 것과 같았고, 폭우가 촌락을 휩쓰는 것과 같았으며, 맹렬하게 성한 큰 불이 마른 풀을 태우는 것과 같이 이 바라문도 역시 이와 같았다.
이 악한 마음을 가지고 가시성의 월광왕의 처소에 가서 이와 같은 본래 익힌 악한 모습을 나타내니, 몸은 떨리고 말은 더듬으며 걸음은 길을 곧바로 못 가고 손은 불끈 쥔 주먹이 뒤틀리며, 눈썹은 빨리 움직였고 머리카락은 곤두섰으며, 손을 엎으면 다섯 손가락이 다섯 용의 머리와 같았고, 마음 가운데 독기가 치성함이 마치 사나운 뱀과 같았으며, 성난 기운이 무럭무럭 피어 올라서 연기와 불꽃이 함께 일어나는 것 같았다. 거짓으로 꾸며서 말하였다.
“대왕이여, 제가 설산에 있으면서 멀리 왕의 이름을 듣고 기뻐서 한량없이 날뛰었습니다. 제가 모든 왕들을 관해 보아도 당신과 같이 견줄 수 없었습니다. 이 땅의 공덕도 헤아리기 어려운데다가 다시 이와 같은 법왕을 만난 것입니다. 대왕이여, 오늘 다른 이를 이롭게 하기 위해서는 응당 스스로 몸과 목숨도 버려야 하나니 바른 법을 닦는 자라면 눕거나 깨거나 항상 편안할 것입니다. 제가 이제 대왕께 한 가지 일을 청하고자 합니다.”
왕이 곧 대답하였다.
“큰 바라문이여,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으니 청할 것을 신칙하라. 그 필요한 바를 따라서 모두 마땅히 받들어 주리라. 코끼리ㆍ말ㆍ수레ㆍ소ㆍ금ㆍ은ㆍ유리ㆍ의복ㆍ진귀한 보배ㆍ노비ㆍ부리는 사람을 모두 주리라.
바라문이여, 그대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모든 중생들은 3독에 시달리고 생사에 유전하여 벗어날 기약이 없으매, 늙음ㆍ병듦ㆍ죽음의 법이 항상 중생을 해롭게 하건만 오직 나 한 사람만이 능히 홀로 여의었으나 다만 중생을 위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세상에 머무는 것이다. 그대가 애착하는 바를 모두 주리라.”
바라문이 말하였다.
“대왕께서 만약 능히 그러하시다면, 먼저 마땅히 마음을 안정하여서, 기울고 움직이지 않게 하셔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