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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꾀에 넘어가 죽은 사자
행성
2006. 10. 18. 18:47
본생이야기 (25)_토끼의 꾀에 넘어가 죽은 사자

예로부터 토끼는 꾀가 많기로 유명하여 별주부전에도 그의 지혜를 자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에서는 그 토끼의 재주 때문에 만수천류(萬獸千類)가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여 박수갈채를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숲속에 사자 한 마리가 찾아왔다. 소담스런 금빛 형형하게 빛나는 눈, 힘이 넘치는 것 같은 굵은 발, 어느 것 하나 장부의 기상을 갖지 아니한 것이 없었다. 그래 그는 넓은 산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한번 크게 소리쳤다.
「어흥」
천하는 바로 그의 것이었다. 누구하나 대꾸하는 자가 없었다. 사자의 그 무시무시한 소리만 들어도 숲속에 짐승들은 모두 제집으로 들어가 벌벌 떨고 있었다.
사자는 느릿느릿 숲속을 돌아다니면서 숨어 있는 짐승을 차례로 찾아내어 닥치는 대로 잡아 먹어 버렸다.
이것은 여간 큰 일이 아니었다. 이런 일이 언제까지나 계속된다면 이윽고 숲속의 짐승들은 남김없이 죽어 없어질 것이 뻔하였다.
짐승들은 밤 늦게 몰래 모여서 사후대책을 강구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궁리해도 좋은계책이 생각나지 않았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들은 그 한가지 생각을 가지고 사자에게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누가 대표로 갈 것이냐 하는 것이 결정되지 않아 궁리를 계속하고 있다가 마침내 고슴도치가 자청하고 나와 모두 함께 가되 용기 있는 고슴도치가 대표자로 앞에 나아가 말하기로 하였다.
「임금님」
사자의 집 앞에서 고슴도치가 소리쳤다.
「뭐냐?」
굴 속에서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울려 나오자 모두 놀라 움추리기 시작하였다.
「임금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무슨 부탁이냐?」
사자가 굴앞에 육중한 모습을 나타내자 짐승들은 더욱 움추리며 벌벌 떨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고슴도치는 임금님 앞으로 바싹 다가가 말하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숲속의 짐승이 씨가 마를 염려가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매일 한마리씩 임금님께 자청하여 찾아오기로 하면 어떻겠습니까?」
「좋다. 약속은 엄격히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한꺼번에 모든 짐승을 다 잡아 먹으리라.」
그리하여, 이튼날부터서는 선출된 짐승들이 동료들의 융숭한 대접을 받고 눈물의 전송 속에 사자에게 갔다.
그런데 어느 날 토끼 한 마리가 사자에게 가게 되었다. 울면서 길을 떠난 토기는 어떻게 하면 죽음을 면할 수 있을까, 온갖 궁리를 다하며 걸어갔다. 그런데 도중에 토끼가 우물 옆을 지나가는데 문득 자기의 그림자가 그 속에 비치는 것이 아닌가. 그는 무릎을 탁치며,
「됐다. 이것이다.」
그러나 우물가에서 많은 생각을 하다 갔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늦었다. 화가 난 사자는 섰다 앉았다 안절 부절하면서,
「이 놈들이 나를 속여」
하고 노기가 충천했다. 그 때 마침 토끼가 찾아왔다.
「네 이놈, 왜 이리 늦었느냐?」
「예, 죄송합니다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예, 도중에 임금님과 똑같이 생긴 사자를 한 마리 보았습니다. 나를 잡아먹으려 하기 때문에 내가 임금님께 간다고 하였더니 화를 벌컥 내면서 <이 산중의 왕은 나인데 나 이외에 또 누가 있다는 말이냐! 그 놈을 내가 혼짝을 내어 주리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늦어졌습니다.」
임금님은 온 몸을 벌벌 떨면서,
「뭐, 어떤 놈이 그런 소리를 해, 내 그 놈을 작살을 내 주리라. 어서 길을 인도하라.」
하였다. 그리하여 토끼는 발걸음도 가볍게 그를 인도하고 우물가에 도착하였다.
「바로 저 속에 들어 있습니다.」
사자가 높이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과연 자기와 똑같은 사자 한 마리가 자기를 쳐다보았다.
「어흥」
하고 한 번 크게 소리를 지르니 그도 따라서 똑같이,
「어흥」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하여 그는 화가 난 얼굴로 이리뛰고 저리뛰며 요동을 하니 물 속의 사자도 똑같이 소리치며 야단을 하였다. 화가 난 사자는 자기의 모습을 우러러 보다가 그만 물속으로 쑥 들어가 그와 싸우려 하였다. 그러나 그는 물속에 들어가자 마자 그 육중한 몸이 깊은 못에 잠기어 죽으면서,
「토끼야 날 살려라, 토끼야 날 살려다오.」
마지막 소리를 남기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들은 산짐승들은 모두 토끼를 에워싸고 둘러서서 춤을 추고 노래하였다.

예로부터 토끼는 꾀가 많기로 유명하여 별주부전에도 그의 지혜를 자랑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데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에서는 그 토끼의 재주 때문에 만수천류(萬獸千類)가 마음 놓고 생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하여 박수갈채를 받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떤 숲속에 사자 한 마리가 찾아왔다. 소담스런 금빛 형형하게 빛나는 눈, 힘이 넘치는 것 같은 굵은 발, 어느 것 하나 장부의 기상을 갖지 아니한 것이 없었다. 그래 그는 넓은 산을 마음대로 돌아다니면서 한번 크게 소리쳤다.
「어흥」
천하는 바로 그의 것이었다. 누구하나 대꾸하는 자가 없었다. 사자의 그 무시무시한 소리만 들어도 숲속에 짐승들은 모두 제집으로 들어가 벌벌 떨고 있었다.
사자는 느릿느릿 숲속을 돌아다니면서 숨어 있는 짐승을 차례로 찾아내어 닥치는 대로 잡아 먹어 버렸다.
이것은 여간 큰 일이 아니었다. 이런 일이 언제까지나 계속된다면 이윽고 숲속의 짐승들은 남김없이 죽어 없어질 것이 뻔하였다.
짐승들은 밤 늦게 몰래 모여서 사후대책을 강구하였다. 그러나 아무리 궁리해도 좋은계책이 생각나지 않았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겨우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그래서 그들은 그 한가지 생각을 가지고 사자에게 가기로 하였다. 그러나, 누가 대표로 갈 것이냐 하는 것이 결정되지 않아 궁리를 계속하고 있다가 마침내 고슴도치가 자청하고 나와 모두 함께 가되 용기 있는 고슴도치가 대표자로 앞에 나아가 말하기로 하였다.
「임금님」
사자의 집 앞에서 고슴도치가 소리쳤다.
「뭐냐?」
굴 속에서 무시무시한 목소리가 울려 나오자 모두 놀라 움추리기 시작하였다.
「임금님, 부탁드릴 것이 있습니다.」
「무슨 부탁이냐?」
사자가 굴앞에 육중한 모습을 나타내자 짐승들은 더욱 움추리며 벌벌 떨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고슴도치는 임금님 앞으로 바싹 다가가 말하였다.
「이대로 가다가는 숲속의 짐승이 씨가 마를 염려가 있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
「매일 한마리씩 임금님께 자청하여 찾아오기로 하면 어떻겠습니까?」
「좋다. 약속은 엄격히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아니하면 한꺼번에 모든 짐승을 다 잡아 먹으리라.」
그리하여, 이튼날부터서는 선출된 짐승들이 동료들의 융숭한 대접을 받고 눈물의 전송 속에 사자에게 갔다.
그런데 어느 날 토끼 한 마리가 사자에게 가게 되었다. 울면서 길을 떠난 토기는 어떻게 하면 죽음을 면할 수 있을까, 온갖 궁리를 다하며 걸어갔다. 그런데 도중에 토끼가 우물 옆을 지나가는데 문득 자기의 그림자가 그 속에 비치는 것이 아닌가. 그는 무릎을 탁치며,
「됐다. 이것이다.」
그러나 우물가에서 많은 생각을 하다 갔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늦었다. 화가 난 사자는 섰다 앉았다 안절 부절하면서,
「이 놈들이 나를 속여」
하고 노기가 충천했다. 그 때 마침 토끼가 찾아왔다.
「네 이놈, 왜 이리 늦었느냐?」
「예, 죄송합니다만 그럴 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뭐,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고?」
「예, 도중에 임금님과 똑같이 생긴 사자를 한 마리 보았습니다. 나를 잡아먹으려 하기 때문에 내가 임금님께 간다고 하였더니 화를 벌컥 내면서 <이 산중의 왕은 나인데 나 이외에 또 누가 있다는 말이냐! 그 놈을 내가 혼짝을 내어 주리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늦어졌습니다.」
임금님은 온 몸을 벌벌 떨면서,
「뭐, 어떤 놈이 그런 소리를 해, 내 그 놈을 작살을 내 주리라. 어서 길을 인도하라.」
하였다. 그리하여 토끼는 발걸음도 가볍게 그를 인도하고 우물가에 도착하였다.
「바로 저 속에 들어 있습니다.」
사자가 높이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과연 자기와 똑같은 사자 한 마리가 자기를 쳐다보았다.
「어흥」
하고 한 번 크게 소리를 지르니 그도 따라서 똑같이,
「어흥」
하고 소리를 질렀다. 그리하여 그는 화가 난 얼굴로 이리뛰고 저리뛰며 요동을 하니 물 속의 사자도 똑같이 소리치며 야단을 하였다. 화가 난 사자는 자기의 모습을 우러러 보다가 그만 물속으로 쑥 들어가 그와 싸우려 하였다. 그러나 그는 물속에 들어가자 마자 그 육중한 몸이 깊은 못에 잠기어 죽으면서,
「토끼야 날 살려라, 토끼야 날 살려다오.」
마지막 소리를 남기고 숨을 거두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들은 산짐승들은 모두 토끼를 에워싸고 둘러서서 춤을 추고 노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