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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중권▷5. 월광왕품(月光王品)◁-3

행성 2009. 2. 8. 14:32
★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

            승가사나(僧伽斯那) 지음 월지우바새(優婆塞) 지겸(支謙) 한역

중권▷5. 월광왕품(月光王品)◁


왕이 곧 대답하였다.
“나는 예전부터 항상 서원을 세워서 마음이 동요하기 어려우니라.
내가 중생을 위해 보리심을 발하고 오히려 몸뚱이와 목숨도 버리거늘 하물며 그 나머지 다른 것이겠느냐. 그대는 이제 마땅히 알아야 한다. 집에 돈과 재물이 있으면서 능히 보시하지 않는다면 이런 사람은 곧 그것을 지키는 노예가 된 것이니, 마치 독 나무에 꽃과 열매가 생겨도 받아 쓰는 사람이 없으며, 깊은 샘에 두레박 줄이 짧으면 물을 얻을 수 없는 것처럼 재물이 있어도 보시하지 않으면 역시 이와 마찬가지다. 만약 구걸하는 자를 보고서 얼굴과 눈을 찌푸린다면,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 사람은 아귀의 문을 연 것이니라.”
바라문이 말하였다.
“훌륭하십니다. 대왕이시여, 헛소리를 한다면 무슨 이익이 있겠습니까? 만약 그러하시다면 머리를 보시하실 수 있겠습니까?”
이 때 모든 대신들은 이 말을 듣고는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괴이하도다. 이 큰 도적이 어디서 온 것이냐? 어찌 사람의 입으로 바르지 않은 말을 하는가?”
곧 흙과 돌로 다투어 서로 때리면서, 함께 말하였다.
“이런 사람은 바라문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풀과 사슴 가죽의 옷을 입고 머리를 기르고 절식(節食)을 하면서 이런 가시 찌르는 말을 한단 말이냐. 몸뚱이에 옷을 입은 것은 마치 신선과 성자 같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지독한 전다라(?陀羅)이다. 몸으로 행하는 것과 입으로 말하는 것이 서로 맞지 않으니 이는 틀림없이 바라문이 아니라 나찰이며 나쁜 귀신이로다.
애달프구나. 악인아, 네가 이제 여기에 와서 우리 정법(正法)의 강물을 말리겠다는 것이냐.
금시조(金翅鳥)처럼 법룡(法龍)을 잡아먹어서 법비[法雨]를 끊으려 하느냐.
너는 사나운 바람과 같아서 법의 횃불[法炬]을 불어서 끄려는 것이며, 크고 사나운 코끼리가 법의 나무를 뽑으려고 하는 것과 같구나. 죽음을 이루는 악인에게는 도리가 없다.
입으로 그런 말을 할 때 어찌하여 혀가 오그라들지 않으며, 어찌하여 대지가 능히 너의 몸뚱이를 실어 주는 것이며, 햇빛이 내리쪼여 네 몸뚱이를 태우지 않으며, 어찌하여 저 강물이 너를 떠내려 보내지 않느냐?”
그 때 바라문이 모든 대신들에게 말하였다.
“너희들 어리석은 사람이 어찌하여 나를 꾸짖느냐? 비유하면 마치 사나운 개가 저 걸인을 보고 짖는 것과 같구나.
너희들이 이제 나를 의심하는 것은 바라문이 아니면서 멀리서 와서 구걸한다고 하는 것이냐, 널리 배운 출가인이 아니라고 하는 것이냐?
너희들은 어리석고 악하여서 또한 능히 모든 바라문들이 지닌 위력도 알 수 없을 것이다. 너희들은 해와 달이 이지러지고 차는 것과 큰 바다가 짜고 쓴 것을 알지 못하느냐?
사누(?) 신선이 항하(恒河)를 마셔서 12년 동안이나 흐름이 끊어졌었고, 자재천왕은 얼굴에 눈이 셋이며, 구담(瞿曇) 선인은 제석의 몸에 천 개의 여근(女根)을 만들고, 파사타(婆私) 신선은 제석의 몸을 변화하여 염소의 모양으로 만들었으며, 비구대선(毗仇大仙)은 수미산을 먹되 유미죽을 먹듯이 하였으니, 이런 일은 다 이 우리들 바라문의 힘인 것이다.
내가 이제 여기에 온 것도 그대들을 위해서 빈 말이나 꾸미자는 것이 아니다. 누군들 임금이 몸소 능히 일체를 줄 수 있다고 말하는데, 어찌 달라고 못하겠는가? 내가 이제부터 구걸하는데 무엇을 책망할 것이 있겠느냐?”
그 때 월광왕이 곧 모든 신하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이제 마땅히 막지 말라. 내가 이제 이 바라문으로 하여금 원하는 바를 만족하게 하리라.
그대들은 마땅히 관찰해야 한다. 내가 이제 나라를 다스리는데 탐욕ㆍ음란ㆍ성냄ㆍ우치함이 없었기에 얻는 과보가 이미 성취된 것이로다. 몸을 버릴 때가 오면 뱀이 허물을 벗는 것처럼 하리니,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나는 이제 이 견고하지 않은 몸으로 저 견고한 몸과 바꾸는 것이며, 견고하지 않은 재물로 견고한 재물을 바꾸는 것이며, 견고하지 않은 목숨으로 견고한 목숨과 바꾸는 것이다.
내가 전부터 항상 그대들을 위하여서 대인(大人)의 법을 설하였는데, 지금이 바로 이 때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