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에서 방문을 열고 잠을 잤다.(한 여름반에 모기향을 피우고.)
잠을 자는 도중 갑자기 발등에 바늘같은것이 몇개가 쿡쿡 찔렸다.
통증을 견디다 못해 바로 일어나서 불을 켰다.
불을 켜자마자 방문밖사이로 15센치 정도 되는 "지네"가 황급히 달아났다..
후레쉬를 가지고 뒤쫓는 순간 어디로 사라져 버렸다..
발등이 따끔따끔 하게 부위를 번지면서 통통붓기 시작했다. 지네 독이 올랐었기
때문이다..
아픈 통증과 지네독의 범위는 차츰 번져 발목까지 가고 있을무렵, 아침 예불 종소리가
들렸다.. 예불시간에 나는 아무런 생각없이 참회를 했다.."혹시 전생에 지네에게 빚이라도
진게 있으면 용서하십시요"
라고.. 예불이 끝나자마자 발의 통증과 부위가 조금씩 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침 공양후 차를 한잔 마시면서 가까운 담장을 보는순간, 손가락 (중지정도) 만한
지네 한마리가 지나가고 있었다..
밤새 시달려온것을 생각해보니 좀 괘심한 생각이 들어서 가까이 있는 빗자루를 가지고
내리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빗자루를 가지고 내리치는 순간,지네등에 약간 이상한 반복되는 무늬가 보였다..
내리치는것을 잠시 미루고 지네등을 자세히 보았다.
등위에서 자기 몸길이의 3분의 2정도 되는 동생 지네를 업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그 지네들에게 체벌하거나 죽이는 자격을 박탈당하고 말았다.
한갖 미물인데도 형이 아우를 등위에 업고 느리게 지나가고 있었기때문이다..
지네들 세계에도 형제애가 있었으니 말이다.........
초등학교 시절
어느때인가 엄마가 무심코 회색보자기(이모할머니께서 물건을 담아온) 를 보면서
조금 기분이 안좋아보였다.
이유는 회색보자기에 적힌 글을 읽고 난 뒤였다.
해인사 백련암 관음전 완공기념'법어'인것 같다.
내용인즉
"한주먹으로 황학루는 쳐 엎어버리고
한번 차서 앵무주(鸚鵡州)를 뒤집어 엎네.
의기가 있을 때에 의기를 더하고
풍류 아닌곳이 또한 좋은 풍류로다"
글귀중에 앵무주(鸚鵡州)가 문제였다.
그에 따른 '답'을 편지로 그 자리에서 적여주셨다.
봄은 땅에서 오고,
가을은 하늘에 오니.
시방은 이를 관여하지만,
또한 관여하지 아니하니.
나는 그 편지를 백련암에 갈때 성철 스님께 직접 전해드렸다.
초등학교때 일이다.
매주 토요일에 백련암에 가서 절을 하고 일요일에 마지막 버스(해인사->마산)를
타고 다녔다.갈때는 엄마가 마산 버스정류장에서 태워주셨고. 올때는 그때 그당시
성철스님 제자스님('원안'스님이라고 계셨다)께서 나랑 동생을 해인사 버스정류장까지
바래다주셨다.
동생과 나는 잘 웃는 원안스님을 보고 별명을 "염화미소"라고 지었다.
어느날인가. 해인사 출발하기전에 엄마가 나랑 동생을 보고 "혹시 성철스님께서
엄마에 관해 물어보면 무조건 모른다고 하라"고 하셨다.
경아와 둘이서 백련암에 가서 스님께 우리가 왔다구 인사올렸다.
그때 스님께선
" 니 애미는?" 하고 물으셨다.
우리는 엄마가 시킨데로 한다고 하는게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요. 스님이 물으면 무조건 모른다고 대답하래요." 했더니
큰스님께서
"명랑하다" 큰 소리를 하면서 들어가셨다.
그때는 몰랐었는데 지나고 난뒤
생각하니 아차. 이런....
동생과 내가 엄마의 당부(?) 까지 철도없이 이야기 했었구낭... 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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