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불교설화(불교전설모음)

자장율사와 금와보살

행성 2007. 1. 29. 23:59

자장율사와 금개구리(金蛙菩薩)


양산 통도사 산내 암자인 자장암 법당 뒤 절벽 바위에는 1천4백 년 전부터 금개구리가 살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요즘도 자장암에서 지극정성으로 기도를 하면 볼 수 있다는 이 금개구리는 자장율사가 통도사를 세우기 전, 석벽 아래 움집을 짓고 수도하고 있을 때 나타났다고합니다.
 
어느 날 저녁 자장율사는 공양미를 씻으러 암벽 아래 석간수가 흘러나오는 옹달샘으로 나갔답니다. 바가지로 막 샘물을 뜨려던 스님은 잠시 손을 멈추게 되었지요.『웬 이럴 수가. 아니 그래 어디 가서 못 놀아서 하필이면 부처님 계신 절집 샘물을 흐려놓는고.』스님은 샘에서 흙탕물을 일으키며 놀고 있는 개구리 한 쌍을 두 손으로 건져 근처 숲속으로 옮겨 놓았답니다.
 
다음날 아침. 샘가로 나간 자장 스님은 개구리 두 마리가 다시 와서 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답니다.『허참, 그 녀석들 말을 안 듣는구먼.』스님은다시 오지 못하도록 이번에는 아주 멀리 갖다 버리고 왔지요.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다음날에도 개구리는 또 와서 놀고 있었습니다.『아무래도 이상한 일이로구나.』스님께서 개구리를 자세히 살펴보니 여느 개구리와는 달리 입과 눈가에는 금줄이 선명했고 등에는 거북 모양의 무늬가 있었습니다.『불연이 있는 개구리로구나.』자장율사는 개구리를 샘에서 살도록 그냥 놔 두었습니다.
 
어느덧 겨울이 왔습니다. 자장율사는 겨울잠을 자러 갈 줄 알았던 개구리가 눈이 오고 얼음이 얼어도 늘 샘물 속에서 놀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거 안되겠구나. 살 곳을 마련해 줘야지.』 스님께서는 절 뒤 깎아 세운 듯한 암벽을 손가락으로 찔러 큰 손가락이 들어갈 만한 구멍을 뚫고 그 안에 개구리를 넣어 주었지요.
 
『언제까지나 죽지 말고 영원토록 이곳에 살면서 자장암을 지켜다오.』스님께서는 이렇듯 불가사의한 수기를 내리고는 개구리를 「금와」(金蛙)라고 이름을 부르게 되었답니다. 그 뒤 통도사 스님들께서는 이 개구리를 금와보살, 바위를 금와석굴이라 불렀다고 전합니다.
 
금와석굴은 말이 석굴이지 지름이 1.5∼2cm에 깊이 10cm 정도의 바위 구멍이나 다름이 없었답니다. 그 속에는 이끼가 파랗게 끼어 있는데 개구리 같기도 하고 큰벌 같기도 한 것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자장율사의 수기를 받아 오늘까지 살아온다고 전해지는 이 금와보살은 통도사 내에 길조가 생길 때면 나타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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