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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상권▷3. 일체지왕자품(一切持王子品) ①◁-3

행성 2009. 1. 25. 15:26
★보살본연경(菩薩本緣經)★

            승가사나(僧伽斯那) 지음 월지우바새(優婆塞) 지겸(支謙) 한역

상권▷3. 일체지왕자품(一切持王子品) ①◁


“그대들이 만약 금ㆍ은ㆍ유리와 갖가지 수레나 노비(奴婢) 따위가 필요하다면 내가 모두 줄 수 있으나 이 코끼리는 이미 내 것이 아니어서 마음대로 할 수 없고 이것은 부왕(父王)께서 타시는 코끼리인데 어떻게 주겠는가?
이 흰 코끼리의 값이 얼마인가를 따져 내가 마땅히 그 값어치를 주면 그대들이 궁핍하지 않을 것인데, 어찌 꼭 이 흰 코끼리를 얻으려 하는가?
그대 바라문은 중생을 가엾게 여기고 출가하여 계를 받았는데 이미 일체 의 것을 멀리 여의었거늘 무엇에 이 코끼리를 쓰려는 것인가? 그대가 만약 얻는다면 혹 어떠한 근심이라도 있으리라.”
바라문들이 또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에게는 전재(錢財)ㆍ진보(珍寶)가 소용없고 오직 필요한 것은 이 코끼리뿐입니다. 타고서 산에 들어가서 좋은 꽃을 구해다가 모든 하늘에 공양하고는 마땅히 중생들로 하여금 천상에 나게 하거나 열반에 들게 하려는 것입니다.
왕자님의 본원이 남을 이롭게 하는 것일진댄 저희도 이렇게 남을 이롭게 하겠습니다.”
그 때 왕자가 이 말을 듣고는 곧 자비심을 내어서 문득 흰 코끼리에서 내려서 다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 코끼리는 비록 부왕의 소유여서 이제 이것을 보시해 버리면 대신과 백성들에게 반드시 미움을 당할 것이다. 그러나 남을 이롭게 하자면 어찌 이런 것을 따지랴. 그리고 내가 보시하는 바는 명성을 구하거나 천상에 나는 것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이 인연으로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모든 번뇌를 끊게 하려는 것이다.'
이렇게 원하고는 곧 흰 코끼리를 바라문에게 주고 자신은 한 필의 말을 구하여 타고서 돌아오려고 하였다. 저 바라문들은 코끼리를 얻으매 곧 여럿이 함께 타고 돌아가는데 잠깐 동안에 본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그 때 대신들이 곧 함께 모여서 급히 왕에게로 가서 아뢰었다.
“대왕께서 오늘 상쾌하고 좋으십니까? 소중히 여기시던 흰 코끼리를 왕자님이 벌써 바라문에게 보시하였고 바라문들을 이미 타고 갔는데 지금은 적국에 갔을 것입니다.
대왕께서 먼저 왕자님이 금ㆍ은ㆍ진귀한 보배를 보시하는 것을 보시고도 꾸짖지 않으셨기 때문에 오늘 다시 흰 코끼리를 원수에게 주는 데까지 이른 것입니다.
대왕이시여, 세간에서 나쁜 자식들이 많은 허물을 저지르고 술을 마시고 도박을 하고 색을 탐하는데 쓰는 것이라면 신들이 감히 아뢰어서 책망하시라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왕자님이 만약 이제부터 다시 재물을 남에게 베풀지 않는다면 가히 머물 것을 허락하실 만하지만 만약 그치지 않는다면 곧 마땅히 물리쳐서 멀리 깊은 산 속에 가서 있도록 하십시오.”
그 때 부왕이 곧 그 아들을 불러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상하다. 내가 지금 어째서 하루아침에 모든 신하들을 위하여 내 자식에게 마음대로 보시하지 못하게 하는고. 내가 지금 부끄러워함이 마치 부인네가 시어머니를 겁내는 것 같구나.'
곧 그 아들을 향하여서 이렇게 말하였다.
“그대는 이제부터 다시 일체 공덕에 탐착하지 말고 보시하는 마음을 버려야 옳으니라. 바른 법을 행할진대 마땅히 풀 옷을 입고 냉수와 과실을 먹으면서 멀리 깊은 산에 처하여라.
그대가 응하지 않는다면 그 오른쪽 눈을 뽑아서 왼쪽 눈을 고치는 격이다.
그대가 오늘날 어찌하여서 하루아침에 내 마음과 모든 대신들을 괴롭히는 것이냐? 대체로 사람되는 법이 먼저 그 어버이를 편안히 한 후에 마땅히 나머지를 다른 사람에게 미치어야 하거늘, 그대는 어찌하여 내 흰 코끼리를 가져다가 원수에게 주었느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