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부처님 말씀

거문고줄을 조이지 말라 -이십억이 존자 이야기

행성 2006. 10. 18. 19:00
거문고줄의 비유로 유명한 이십억이(二十億耳) 존자의 이름은 매우 특이하다.

거기엔 매우 흥미로운 사연이 있다.

 

존자의 이름 중에서 이십억(二十億)의 의미

존자의 빠알리어 이름은 Sona Kolivisa이다. 소오나 꼴리위사라고 읽을 수 있겠다.
sona는 존자의 본래 이름이고 빠알리경전에서는 대개 sona라고 나온다.
kolivisa는 koli(천만) + visa(이십) 으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한문으로 번역된 이십억(二十億)이란 바로 이 kolivisa라는 존자의 이름을 풀어쓴 것이다.

 

존자는 매우 유명하고 부유한 바라문족 출신이다. 존자가 아직 태중에 있을 때 아버지의 재산이 엄청나게 불어났다고 한다. 그리하여 아버지로부터 이십억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존자는 어느때 부처님을 뵙고 커다란 감화를 받았다. 그리고선 이십억의 재산과 딸린 모든 가솔들과 일곱 마리의 코끼리를 모두 나누어주고 부처님께 귀의하고 계를 받고 비구가 되었다.

 

존자는 비구가 되어 수행하면서 남들보다 뒤처지는 것 같아 매우 맹렬하게 수행하였다. 그러나 바라던 성취가 눈에 띄게 드러나지 않자 스스로를 자책하며 지난날 화려하게 지냈던 부유한 바라문 생활로 돌아가려고 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이러한 존자의 마음을 알으신 ....

부처님께서는 이십억귀에게 말씀하시었다.
"나는 이제 너에게 물으리니 너는 마음대로 내게 대답하여라. 이십억귀여, 너는 속세에 있을 때에 거문고를 잘 탔었는가."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너의 생각에는 어떠하냐. 네가 거문고를 탈 때에 만일 그 줄을 너무 조이면 미묘하고 부드럽고 맑은 소리를 내게 할 수 있던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그 줄을 어떻게 늦추면 과연 미묘하고 부드럽고 밝은 소리를 내던가."
"아닙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줄을 잘 고루어 너무 늦추지도 않고 조르지도 않으면, 미묘하고 화하고 맑은 소리를 내던가."
"그러하나이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이십억귀에게 말씀하시었다.
"정진이 너무 급하면 그 들뜸이 더하고, 정진이 너무 느리면 사람을 게으르게 한다. 그러므로 너는 마땅히 평등하게 닦아 익히고 거두어 받아, 집착하지도 말고 방일하지도 말며 모양을 취하지도 말라."
이십억귀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따라 기뻐하면서 예배하고 물러갔다.


존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명심하여 아라한이 되셨다고 한다.

 

 

존자의 이름 중에서 이(耳)의 의미

 

존자는 오랜 겁동안 천신(天神)으로 지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발바닥이 직접 땅에 닿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긴 털이 있었다고 한다. 이 털이 마치 수없이 많은 귀걸이 장식처럼 보인다고 해서 매우 유명했다 한다. 당시의 빔비사라왕도 이러한 이야기를 듣고 직접 확인하기위해 존자를 만나기 까지 하였다고 전해진다. 아마 이러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하여 존자의 이름에 귀 이(耳)자를 넣어 한역(漢譯)한 것으로 추측해본다.


 

존자에 관한 경전들

 

부처님께서 이십억귀 존자에게 거문고줄의 비유를 들어 일깨워 주신 이야기는 여러 경전들에 비슷하게 전해진다. 아함경과 빠알리삼장에 실린 존자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잡아함경 254. 이십억이경(二十億耳經)
중아함경 123. 사문이십억경 (沙門二十億經)
증일아함경 13권 23.지주품(地主品).3
Anguttara Nikaya VI.55 Sona Sut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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