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인도의 신들

라마나의 아루나찰라 (아루나찰라의 기원)

행성 2006. 10. 31. 15:20
아루나찰라의 기원

옛날 옛적에 지고의 존재이며 은총의 바다인 쉬바 신에게 한 가지 바람이 일어났다. “내가 여럿이 되게 하자.” 그러자 이 바람에 따라 즉시 브라마와 비슈누가 생겨났다. 그들은 각각 세상을 창조하고 보호하는 임무를 위임받았다. 어느 날 그들은 이기심 때문에 서로 다투기 시작하였다. 이것은 큰 갈등으로 번지게 되었다. 지고의 신은 그들이 서로 싸우며 끔찍한 분노를 드러내는 것을 보면서, 이 싸움을 끝내기 위해 자신을 형상으로 드러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푸라나를 보면, 쉬바는 자신의 영광이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베다의 진리를 증명하고 싶었다고 한다. 모든 피조물은, 아무리 지위가 낮을지라도, 자신이 다른 모든 피조물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한다. 다른 존재가 자신과 동등하거나 자신보다 우월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는 반드시 패배와 몰락의 길을 걷게 마련이다. “아무리 비천한 존재라도 나를 생각하는 순간 나에게 이를 수 있도록 이제 나 자신을 이 세상에 분명히 드러내야겠다.” 쉬바는 이렇게 결정하고 브라마와 비슈누 앞에 빛기둥으로 나타났다.
싸우던 신들은 찬란한 빛기둥을 보고서 정신을 잃고 어리둥절해졌다. 그때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아, 왜 이 어리석은 싸움을 하느냐? 너희 둘 중에 나의 시작이나 끝을 발견하는 자가 더 뛰어나다.” 이 말을 들은 브라마와 비슈누는 싸움을 멈추고 쉬바 신이 말한 빛기둥의 처음과 끝을 찾기로 하였다. 비슈누는 수퇘지로 변하여 땅 속으로 파고들어 갔다. 그는 온 힘과 열정을 다하여 파 들어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땅 속을 계속 파고들어도 기둥은 더욱더 깊이 뻗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는 힘이 빠져 기진맥진해졌으며 힘이 없어 돌아올 수조차 없었다. 자신의 몸조차 가누기 어려울 만큼 지쳐 버렸다. 그제야 그는 만물의 피난처인 쉬바 신을 떠올리고는 다음과 같이 반성하였다. “나는 자아로 생긴 큰 어리석음 때문에 지고의 참나를 잊었다. 그분은 진실로 지고의 쉬바이시다. 나는 어리석게도 수퇘지로 변하여 그분의 시작을 찾으려 하였다. 그분의 은총으로 나에게 진리가 밝혀졌다. 그러니 이제 나는 이 빛기둥에 나를 바치고 그분께 복종하련다.” 우주의 보호자 비슈누는 지고한 신의 은총을 입어 땅 위로 다시 돌아왔다.
한편 브라마는 백조의 모습을 취하고 빛기둥의 꼭대기를 찾기 위하여 여러 해 동안 하늘 위로 날아올랐지만 허사였다. 눈은 침침해지고 날개는 지쳤다. 그럼에도 결심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날아올랐다. 그러나 빛기둥은 더욱더 높이 뻗어 있었다. 몇몇 시다(완성을 이룬 존재)들은 끝없이 높은 기둥의 꼭대기를 찾기 위하여 애쓰는 브라마를 보고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헛되도다! 그는 아직도 찾고 있다. 몸이 막 추락하려 하는데도 자아는 사라지지 않고 있구나. 날개가 꺾이고 피로하고 눈이 침침한데도 그는 아직 무한한 빛의 끝을 발견할 수 있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다. 유한한 존재가 그 빛을 깨닫기 위해서는 내면으로 들어가 쉬바에 대해 명상하여야 한다. 쉬바가 그에게 지혜를 주면 그의 자아는 사라진다.” 이 현명한 말을 들은 브라마는 겸손해졌고 스스로 반성하기 시작하였다. “아! 쉬바에서 태어난 두 자아인 비슈누와 내가 서로 싸웠다니,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그분이 스스로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어 우리의 자만을 꺾다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브라마는 베다를 염송하며 쉬바 신을 찬양하였다. 그는 곧 비슈누가 낭랑한 목소리로 쉬바를 찬송하는 소리를 들었다. 헌신자들에 의해 쉽게 기뻐하는 쉬바 신은 찬연한 영광을 지니고 불기둥으로부터 나타났다.
쉬바는 달이 아르드라(27개의 주요 별들 중 하나. 오리온자리에 있는 별)의 맞은편에 있을 때인 마르가리(12월 15~1월 15) 달에 빛기둥으로 현현했고, 마시(2월 15일~3월 15일) 달의 차트루르다시(보름달 이후 14일째, 즉 초승달 하루 전) 날에 이 빛기둥에서 나타났다. 이때 브라마와 비슈누 및 많은 신들이 그를 경배하였다. 황갈색 얼굴에 목이 푸르며 머리에는 초승달을 지니고 있으며 삼지창과 작은북을 들고 있는 쉬바는 한 손으로는 브라마와 비슈누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신호를 보냈고 다른 손으로는 보호를 해 주었다. 그리고 비슈누와 브라마에게 원하는 바를 말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이렇게 기도하였다. “오, 주여, 온 하늘과 은하계들, 은하계 사이의 공간들에 당신의 광채가 가득하여 세상을 식별할 수 없습니다. 그러니 부디 당신의 광채를 거두시고, 세상의 안녕을 위해 아루나찰라로 불리는 움직이지 않는 링가(형상이 없이 있는 신을 나타내는 상징물)의 모습으로 머물러 주십시오. 오, 아루나찰라여! 모든 질병을 치유하고 모든 소망을 이루어 주며 또 해방을 허락함으로써 당신의 존재를 분명히 나타내 보이소서.”

쉬바 신은 선언하였다. “그렇게 될지어다.”
그래서 쉬바는 움직이지 않는 링가인 아루나찰라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현자들은 아루나찰라를 눈부신 빛의 링가(테조링가)라고 부른다.
아루나찰라는 온 세상의 기원이다.
아루나찰라는 아루나기리(붉은 산, 아루나찰라)라는 이름으로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큰 원소들이 분해되어 그들의 원래의 본질로 돌아갈 때,
이 산은 다가올 세대를 위한 모든 잠재적인 씨앗들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
대홍수가 있고 난 다음에 베다들은 아루나찰라의 기슭에 안식처를 구한 헌신자들에게 드러날 것이다.
아루나찰라는 나마쉬바야(쉬바의 은총을 기리는 위대한 만트라)를 이루는
다섯 글자가 된 위대한 다섯 무르티(像)들로 자신을 드러낸다.
또한 여덟 방향의 수호자들이 아루나찰라를 경배한다.
이 링가는 신성한 음절인 ‘옴’이며, 신성한 만트라이며, 생명의 공기인 프라나이다.
이 링가는 자유에 대한 욕망조차도 포기한 사람들에게 박티(헌신)의 은총을 허락한다.

이것은 스칸다 푸라나에 실려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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