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불멸의 이순신

난중일기(임진년 5월)

행성 2006. 11. 20. 16:37

임진년 5 (1592 5)

 

5 1 [양력 6 10]<경신>

수군이 모두 앞바다에 모였다. 이 날은 흐리되 비는 오지 않고 마파람만 세게 불었다.  진해

루에 앉아서 방답첨사(이순신)·흥양 현감(배흥립)·녹도만호 정운(정운) 등을 불러 들이니,

모두 분격 하여 제 한 몸을 잊어버리는 모습이 실로 의사들이라 할만 하다.

 

5 2 [양력 6 11]<신유> 맑다.

겸 삼도순변사의 공문과 우수사의 공문이  도착했다. 송한련(송 한련)이 남해에서 돌아와서

하는 말이, "남해현령(기효근)·미조 항첨사(김승룡)·상주포·곡포·평산포만호(김축)  등이

하나같이 (왜적의) 소식을 듣고는 함부로 벌써 달아나 버렸고, 군기물 등도 흩어 없어져 남

은 것이 거의 없다"고 한다. 놀랍고도 놀랄 일이다. 오정 때에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 진을

치고, 여러 장수들과 약 속을 하니, 모두 기꺼이 나가 싸울 뜻을 가졌으나, 낙안군수(  )

만은 피하려는 뜻을 가진 것 같으니, 한탄스럽다. 그러나  군법이 있으니, 비록 물러나 피하

려 한들 그게 될 법한 일인가. 저녁에 방답의 첩입선(첩입된 지역을 왕래·연락하는 배)

척 이 돌아와 앞바다에 정박했다. 비변사에서 세 어른의 명령이 내려왔다. 창평현령이  부임

하였다는 공문을 와서 바쳤다. 저녁에 군호를 용호(용호)라 하고, 복병을 수산(수산)이라 하

였다.

 

5 3 [양력 6 12]<임술> 가랑비가 아침내 내렸다.

경상우수사의 회답편지가 새벽에 왔다. 오후에  광양과 흥양현감 을 불러  함께 이야기하던

중 모두 분한 마음을 나타냈다.  전라 우수사가 수군을 끌고 와서  같이 약속하고서 방답의

판옥선이 첩입군을 싣고 오는 것을 우수사가 온다고 기뻐하였으나, 군관을 보내어 알아보았

. 그러니 그건 방답의 배였다.  실망하였다. 그러나 조금 뒤에  녹도만호가 보자고 하기에

불러들여 물었더니, 우수사는 오지 않고  왜적은 점점 서울 가까이 다가  가니 통분한 마음

이길 길 없거니와 만약 기회를  늦추다가는 후회해도 소용 없다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곧

중위장(이순신)을 불러 내일 새벽에 떠날 것을 약속하고 장계를 고쳤다. 이 날 여도수군 황

옥천(황옥천)이 왜적의 소리를 듣고 달아났다. 자기  집에서 잡아 와서 목을 베어 군중앞에

높이 매달았다.

 

5월 초4 [양력 6 13]<계해> 맑다.

먼동이 틀 때에 출항했다. 곧바로 미조항(남해군 미조면 미조 리) 앞바다에 이르러 다시 약

속했다. 우척후·우부장·중부장·후 부장 등은  오른편에서 개이도(여천군 화정면 개도)

들어가서 찾아 치게하고 나머지 대장선들은 아울러평산포·곡포 ·상주포·미조항을  지나

갔다.(이 뒤로 28까지 빠짐)

 

5 29 [양력 7 8]<무자>

우수사(이억기)가 오지 않으므로 홀로 여러 장수들을 거느리고  새벽에 출항하여 곧장 노량

에 이르니, 경상우수사 원균(원균)은 미리 약속한 곳에 와서 만나 그와 함께 상의했다. 왜적

이 머물러 있는 곳을 물으니, "왜적들은 지금 사천선창에 있 다"  한다. 바로 거기로 가보

았더니 왜놈들은 벌써 뭍으로 올 라 가서 산 위에 진들 치고 배는 그 산 아래에 줄지어 

어 놓고 항전하는 태세가 재빨리  튼튼해졌다. 나는 장수들을 독려하여  일제히 달려 들며

화살을 비 퍼붓듯이 쏘고, 각종 총포들을 우레 같이 쏘아대니, 적들이 무서워서 물러나는데,

화살을 맞은 자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고, 왜적의 머리를 벤 것만도 많지만, 이 싸움에 군

나대용(나대용)이 탄환에 맞았고, 나도 왼쪽 어깨 위에  탄환을 맞아 등을 관통하였으나,

중상은 아니었다. 활꾼과 격군중에서 탄환을 맞은  사람이 또한 많았다. 적선 열세 척을 

태워버리고 물러나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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