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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가 나서 개신교인 양성?

행성 2007. 2. 7. 18:34
인천시가 나서 개신교인 양성?
 
교계-시민, “안 시장 참회·사퇴 촉구” 분노
市, “의례적 인사일 뿐”…공식 해명은 없어
 
 

“시장님의 어리석은 신앙심으로 더 많은 비난과 질책이 개신교로 쏟아지고 있습니다.”

“선교센터 건립에 동참하겠다니 인천시가 나서 개신교인을 양성하겠다는 것인가?”

1월 26일 한 개신교 행사에서 인천시의 세계선교센터 건립 동참 의사를 밝힌 안상수 인천시장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세다. 현재 인천시청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번 사건과 관련, 안상수 시장의 참회와 사퇴를 촉구하는 네티즌들의 항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또 시민들의 항의전화도 줄을 잇는 등 파장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 소식을 접한 인천 불교계는 안 시장에 대한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특히 부산 지역 불자들이 ‘정치인들의 종교편향 및 훼불행위를 척결하겠다’며 교권수호대법회를 봉행한지 꼭 3일 만에 이 같은 일이 일어났다며 인천 불교계는 개탄스러워하고 있다.

 

이들은 “2005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인천시민 가운데 개신교 인구는 22%에 불과하다”며 “선교센터라는 것이 결국 다른 종교를 배척하는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시장이 직접 ‘선교센터 건립 동참’ 운운한 것은 인천시민을 대표하는 공인의 신분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안 시장의 성시화 발언과 관련 “도시 전체를 기독교 도시로 만들겠다는 배타적 선교운동 단체가 생긴 것을 인천시민 전체의 이름으로 축하한 일을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며 “인천방송에 이어 선교센터 건립, 성시화운동 전개 등 일련의 과정을 볼 때 인천에도 부산에서와 같은 비이성적 막가파식 기도회가 열리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대해 시의 한 관계자는 1월 31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개신교 조찬예배 행사에 참석해 의례적인 인사말을 한 것일 뿐”이라며 “세계선교센터는 연세대학교가 송도캠퍼스 내에 자체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으로 인천시는 어떠한 예산도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2월 2일 현재까지 안 시장은 종교편향 발언과 관련해 어떠한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인천불교회관 주지 일지 스님은 “안 시장 측의 해명은 공인의 신분을 망각한 변명에 불과하다”며 “이명박 전 서울시장, 정장식 전 포항시장에 이어 안상수 인천시장 등 연이어 발생하는 공직자 종교편향 행위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손안식)는 2월 5일 안상수 시장에게 ‘국제선교센터 건립 동참’, ‘인천의 선교 도시화’ 등 종교편향 발언에 대한 공식적인 해명과 참회를 촉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종평위는 “조찬예배에 개인자격이 아닌 시장의 자격으로 참석한 만큼 안 시장의 발언은 헌법에 명기된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안상수 인천시장은 지난해 종평위가 광역·기초단체장 당선자를 대상으로 추진한 ‘정교분리·종교중립 선언운동’에 동참하지 않았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