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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佛說佛母出生三法藏般若波羅蜜多經)제4권

행성 2009. 4. 4. 08:26
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佛母出生三法藏般若波羅蜜多經)제4권


시호(施護) 한역 이미령 번역



3. 보탑공덕품 ③

이 때 존자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어째서 세존께서는 보시바라밀다・지계바라밀다・인욕바라밀다・정진바라밀다・선정바라밀다의 이 같은 이름은 찬탄하지도 않으시고 널리 말씀하지도 않으십니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나는 모든 바라밀다 중에서 오직 반야바라밀다만이 으뜸간다고 찬탄한다. 왜냐하면 아난이여, 그대는 이 반야바라밀다가 다섯 바라밀다의 우두머리가 되는 줄을 알아야 한다. 아난이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만일 보시가 일체지에 회향하지 않으면 바라밀다를 이룰 수 있는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룰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지계・인욕・정진・선정이 일체지에 회향하지 않으면 바라밀다를 이룰 수 있는가? 곧 이 반야가 일체지에 회향하지 않으면 바라밀다를 이룰 수 있는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룰 수 없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모든 부사의한 지혜 선근이 일체지에 회향하는가?”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모든 으뜸가는 부사의한 지혜 선근은 일체지에 모두 회향합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러므로 마땅히 알아라. 모든 선근이 일체지에 회향하는 까닭에 모든 바라밀다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제일의법(第一義法)이 일체지에 회향하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그러므로 아난이여, 저 모든 선근이 일체지에 회향하는 까닭에 반야바라밀다는 다섯 바라밀다의 우두머리가 되며, 저 다섯 바라밀다는 반야바라밀다의 상응하는 법 가운데 머문다. 이런 반야바라밀다로 말미암는 까닭에 모든 바라밀다가 전부 다 원만해지는 것이다. 아난이여, 그러므로 나는 반야바라밀다를 가장 찬탄하는 것이다.
비유하면 대지에 온갖 씨앗을 뿌리면 그 때와 장소가 화합하는 바에 따라 각기 생장하게 되는 것이다. 저 씨앗들은 땅에 의지하여 머무니, 땅에 의지하지 않으면 생장하지 못하게 된다. 반야바라밀다 또한 이와 같아서 저 다섯 바라밀다를 능히 거둔다. 이와 같이 5법(法)은 모두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여 머물며, 반야바라밀다로 말미암아 불어나게 된다. 그러므로 5법은 모두 바라밀다라고 불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난아, 반야바라밀다는 저 5법의 우두머리가 됨을 알아야 한다.”
이 때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에는 커다란 공덕이 있습니다. 설령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갖가지 말씀으로 칭찬하고 받들며 찬탄한다고 해도 다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남자・선여인들은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며 외우고 기억하고 사유하고 설해진 대로 수행해야만 합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참으로 장하구나. 그대가 말한 바와 같다. 나는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널리 퍼뜨리고 연설하는 것만 큰 공덕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능히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베껴 쓰고 깨끗한 곳에 두고 존중하고 공양하며 온갖 꽃과 향과 등불을 올리고 당번과 보개(寶蓋)를 세우며 으뜸가고 좋은 옷으로 온갖 공양을 올린다면, 이 사람은 불법이 영원토록 세간에 널리 퍼지게 할 것이다. 이 인연으로 부처님의 눈이 끊어지지 않고 정법이 멸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보살마하살의 무리가 각기 받아 지니면 이내 무너지지 않고 멸하지 않는 법의 눈을 얻게 될 것이다.
교시가여,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한 자는 현세에서 이 같은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다.”
이 때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단지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베껴 쓰고 깨끗한 곳에 놓아두고 온갖 향과 꽃과 등불을 올리고 당번과 보개를 세우고 힘닿는 대로 공양한다면 나는 그 사람에게로 가서 그를 지키고 보호하여 쇠하거나 번뇌하는 일이 없게 하겠습니다. 그런데 하물며 이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외우고 기억하며 사유하고서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뜻을 해설하는 사람이겠습니까? 이 사람의 공덕은 한량없고 가없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제석천주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장하구나. 교시가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모든 장소에서 이 반야바라밀다를 설할 때에 무수한 백천의 천자들이 법을 듣기 위해 그법을 듣는 곳으로 와서 정법을 받을 것이다. 만일 법을 설하는 사람이 피로하고 게으른 마음이 있고 즐겨 설하고자 하지 않으면 저 천자들이 그 힘을 증익하여 퇴전하지 않게 하고 정진하여 더욱 즐겨 널리 설하게 할 것이다.
교시가여,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면 현세에서 이런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다.
또한 교시가여, 만일 이 정법을 수지한다면 선남자・선여인이 4부 대중 가운데 이 반야바라밀다를 설할 때에 마음에 겁을 내지 않고 어려운 질문에도 두려워하지 않으며 질문에 따라 온갖 실수 없이 답변을 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의 보호를 받기 때문이다. 이 반야바라밀다에서 아무리 허물을 찾으려고 해도 끝내 얻지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반야바라밀다는 허물을 떠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반야바라밀다를 널리 설하는 자는 또한 그 허물이 있음을 보지 못할 것이다. 이런 까닭에 저 선남자・선여인이 법을 설할 때에 놀라거나 두려움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교시가여,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면 현세에서 이런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다.
다시 교시가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면 이 사람은 부모와 친척과 벗과 나아가 사문・바라문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경배를 받고 사랑을 받을 것이며, 이미 일어났거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온갖 말싸움과 다툼과 쇠하고 번뇌로운 일들이 모두 멀리 떠나게 될 것이다.
교시가여,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면 현세에서 이런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다.
다시 교시가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베껴 쓰고 안치하여 공양하면 이 경이 놓여 있는 곳마다에는 곧 사대왕천(四大王天)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모든 천자 무리들 이 법을 경배하기 위해 그곳으로 와서 우러르고 예배하고 찬탄하고 따라 기뻐하며 머리 숙여 받을 것이다. 우러러 예배하고 머리 숙여 받은 뒤에는 이내 자신들의 하늘로 돌아갈 것이다.
모든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모든 천자 무리들과, 야마천(夜摩天)에서 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모든 천자 무리들과, 희족천(喜足天)에서 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모든 천자 무리들과, 화락천(化樂天)에서 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모든 천자 무리들과,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서 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모든 천자 무리들 등, 이와 같은 욕계의 모든 천자 무리들이 각기 법을 경배하기 위해 그곳으로 와서 우러르고 예배하고 찬탄하고 따라 기뻐하며 공경히 받을 것이다. 우러러 예배하고 머리 숙여 받은 뒤에는 이내 각각의 하늘로 돌아갈 것이다.
또 교시가여, 모든 색계의 하늘들인 이른바 범중천(梵衆天)・범보천(梵輔天)・대범천(大梵天)・소광천(少光天)・무량광천(無量光天)・광음천(光音天)・소정천(少淨天)・무량정천(無量淨天)・변정천(遍淨天)・무운천(無雲天)・복생천(福生天)・광과천(廣果天)・무번천(無煩天)・무열천(無熱天)・선견천(善見天)・선현천(善現天)・색구경천(色究竟天) 등 이와 같은 여러 하늘에서 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여러 천자 무리들은 법을 경배하기 위해 그곳으로 와서 우러르고 예배하고 찬탄하고 따라 기뻐하며 공경히 받을 것이다. 우러러 예배하고 머리 숙여 받은 뒤에는 각각 자신들의 하늘로 돌아갈 것이다.
다시 교시가여,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있는 선남자・선여인은 모두 이런 마음을 일으켜야 한다.
‘모든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 있는 온갖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인비인 등이 모두 법을 경배하고자 반야바라밀다경이 있는 곳으로 와서 우러러 예배하고 듣고 받는다. 그들이 오면 나는 마땅히 이것을 베풀어서 법을 얻고서 각기 돌아가게 하리라.’
교시가여, 이 반야바라밀다경이 있는 곳에서 나는 비단 하나의 4대주 (大洲)의 욕계와 색계에서 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모든 천자의 무리들이 법을 경배하기 위해 그곳으로 와서 우러러 예배하고 머리 숙여 받는다고만 말하지 않는다.
교시가여, 나아가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욕계와 색계에서 보리심에 머물러 있는 모든 천자 무리들도 각기 법을 경배하기 위해 이 반야바라밀다경이 있는 곳이면 그곳으로 와서 우러러 예배하고 찬탄하고 따라 기뻐하며 머리 숙여 받을 것이다. 우러러 예배하고 머리 숙여 받은 뒤에 각기 자신들의 하늘로 돌아갈 것이다.
다시 교시가여,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고 독송하는 선남자・선여인이 머물고 있는 곳마다 이 경권이 있으면 어떤 전당(殿堂)이나 어떤 방이라도 견고하고 안온하며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이곳에는 바로 커다란 위력이 있기 때문에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인비인 등이 언제나 그곳으로 와서 정법을 듣고 받을 것이다.”
이 때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모든 천・용・신들의 무리가 온다면 저 선남자・선여인들은 어떻게 알 수가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제석천주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이 정법을 받아 지니는 선남자・선여인은 큰 광명이 있는 것을 볼 것이니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모든 천・용・신들의 무리가 그곳으로 와서 정법을 듣고 받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온갖 미묘한 향기가 풍겨나면 마땅히 알아라. 이런 징조도 또한 모든 천・용・신들의 무리가 그곳에 온 것이다.
그러므로 교시가여, 이 정법을 받아 지니는 선남자・선여인은 그 머무는 곳마다 언제나 깨끗하게 하고 그 방을 단정하고 깨끗하게 해서 온갖 더러운 물건들을 없애야 한다. 만일 저 모든 천・용・신들의 무리가 그곳에 이르러 이런 깨끗한 모습들을 보면 저 천・용・신들의 마음에는 환희와 적열(適悅)과 쾌락이 생겨날 것이다.
이 가운데 이곳에 먼저부터 살고 있던 작은 힘을 가진 귀신들은 모두 다 그 집을 멀리 떠나 달아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작은 힘을 가진 귀신들은 언제나 큰 위력을 지닌 모든 천・용・신에 의지하여 살아가는데, 저 작은 힘을 지닌 귀신들이 언제나 따르던 큰 힘을 가진 여러 천・용・신들의 무리가 온갖 곳에 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교시가여, 이 반야바라밀다경이 있는 곳마다 만일 법을 지니는 자라면 언제나 그곳을 깨끗하고 단정하게 해야 하나니, 이것은 바로 정법의 눈을 존중하는 일이다.
교시가여, 이 선남자・선여인이 반야바라밀다의 정법의 힘을 존중하고 받아 지님으로써 현세에서 커다란 공덕을 얻게 될 것이다.
다시 교시가여, 이 선남자・선여인이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닐 때 몸에는 피곤하거나 게으름이 없고 마음에도 해태함이 없다. 온갖 고뇌를 떠나 적열하고 쾌락하며 편안히 눕고 편안히 깨달을 것이다.
그 꿈속에서 빼어난 경계의 모습을 보거나 혹은 여래・응공・정등정각이 도량에 편히 계신 모습을 보거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대법륜을 굴리는 모습을 보거나 여래의 사리보탑(舍利寶塔)을 보거나 혹은 모든 성문의 무리를 보거나 모든 보살마하살의 무리를 볼 것이다. 혹은 널리 설해지는 반야바라밀다의 깊고 깊은 법의 소리[法音]를 듣거나 널리 설해지는 보리분법을 들을 것이다.
혹은 다시 모든 보살마하살이 막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는 모습을 보거나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받아 지니는 모습을 볼 것이다. 혹은 반야바라밀다가 일체지를 거두어서 널리 설하는 것을 들을 것이다. 혹은 불국토가 광대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거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선교방편으로 보살법을 설하시는 것을 들을 것이다. 혹은 어떤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어떤 방위나 어떤 곳, 나아가 어떤 세계에서 백천 구지 나유타 보살 성문의 무리들에게 공경히 에워싸인 채 법을 설하시는 모습을 볼 것이다.
교시가여, 이 선남자・선여인이 그 꿈속에서 이러한 훌륭한 모습들을 본 뒤에 깨어나서는 가볍고 편안해지며 몸과 마음이 적열(適悅)해질 것이다. 그 사람이 이 적열한 쾌락을 얻은 뒤에는 온갖 감미로운 음식에 대해서도 탐내는 생각을 일으키지 않으리니, 마치 상응행(相應行)을 닦은 비구가 삼마지에서 일어나 온갖 감미로운 음식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도 내지 않는 것과 같다.
교시가여,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는 선남자・선여인도 또한 이와 같다. 왜냐하면 이 선남자・선여인이 반야바라밀다에 머물러 관행(觀行)이 상응하는 까닭에 이내 천・용・신들이 증익한 색력(色力)을 얻게 되니, 이런 까닭에 온갖 음식에 대해서 아무런 생각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다.
교시가여,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니는 선남자・선여인은 현세에서 이런 공덕을 얻게 되리라.
다시 교시가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단지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베껴 쓰고 안치하여 공양하기만 해도 이 사람은 커다란 공덕을 얻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하물며 다시 어떤 사람이 큰 보리를 구하고자 하여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에 대해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어 듣고 받으며 독송하고 다른 사람을 위해 그 뜻을 널리 해설하여 가령 정법이 이 세상에 영원토록 머물게 하면 이 인연으로 부처님의 눈이 끊어지지 않고 정법이 멸하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보살마하살의 무리들이 각기 받아 지니고 널리 퍼뜨리고 연설하면 이내 무너지지 않고 멸하지 않는 법의 눈을 얻게 되리라. 또 거듭 존중하고 공경하여 온갖 향과 꽃과 등불을 올리고 당번과 보개를 걸고 으뜸가고 미묘한 옷 등으로 온갖 공양을 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공덕은 헤아릴 수 없고 가없으리라.
그러므로 교시가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즐겨 이와 같은 가장 훌륭한 공덕을 성취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에 대해서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고 받아 지니고 독송하고 외우고 기억하고 사유하며 나아가 사람들을 위해 그 뜻을 널리 설하고 또다시 존중하고 공경하여 온갖 향과 꽃과 등을 올리고 갖가지 공양을 해야 한다.”


4. 칭찬공덕품(稱讚功德品)

이 때 세존께서 제석천주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만일 염부제에 가득 찬 여래의 사리를 한 부분으로 삼고 또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쓰고 베끼는 것을 다른 한 부분으로 삼아보자. 그대는 이 두 부분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하겠는가?”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염부제에 가득 찬 여래의 사리와 반야바라밀다 경권을 각각 한 부분으로 삼는다면, 저는 이 두 부분 가운데 당연히 반야바라밀다 쪽을 택하겠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 여래의 온갖 화상신(化相身)・실의신(實義身)・설법신(說法身) 등 이와 같은 몸은 전부 법신으로부터 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여실제(如實際)로부터 출현하였기 때문입니다.
여실제란 반야바라밀다를 말합니다. 모든 부처님 세존의 온갖 몸은 또한 이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겨났습니다. 이런 까닭에 여래의 사리를 우러르고 공양할 수 있는 것입니다.
비록 다시 여래의 사리를 공양한다고 해도 이 반야바라밀다를 존중하고 공양하는 것만은 못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여래의 몸은 이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제가 삼십삼천의 선법당(善法堂)에서 자리를 잡고서 여러 천자들을 위하여 법의 요체를 널리 설할 때와 같습니다. 제가 이 인연으로 그 자리를 일어나 떠난 뒤 모든 천자들이 어느 때 와서 비록 저를 보지 못하여도 다만 그 자리를 향하여 우러르고 예배하고 공경하고 돌고 떠나갑니다. 그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제석천주께서 이 자리에서 언제나 여러 하늘들을 위하여 법의 요체를 널리 설하셨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지금 이 자리를 우러르고 예배한다.’
세존이시여, 여래・응공・정등정각 또한 이와 같습니다. 여래의 모든 일체지는 여래의 몸에 의지합니다. 이 몸은 다시 일체지로 말미암아 얻어집니다. 이런 인연으로 인하여 여실지(如實智)로부터 여래의 일체지지(一切智智)는 출생합니다. 이 지(智)는 다시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겨난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그러므로 저는 당연히 두 부분 가운데 오직 반야바라밀다 쪽을 택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불사리에 대해서 공경하는 마음을 내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그 여래의 사리가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에 저는 반야바라밀다 쪽을 택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여래의 사리를 공양하는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이 염부제를 가득 채운 여래의 사리는 그만두겠습니다. 4대주를 가득 채우거나 소천세계를 가득 채우거나 혹은 중천세계를 가득 채운 여래의 사리 등 이런 숫자도 그만두겠습니다.
설령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운 여래의 사리를 한 부분으로 삼고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베껴 쓰는 것을 다른 한 부분으로 삼는다고 할 경우 세존이시여, 이 두 부분 가운데 저는 역시 반야바라밀다 쪽을 택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래의 사리에 대해 공경심을 내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그 여래・응공・정등정각의 모든 사리가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입니다. 모든 여래의 몸은 일체지에 의지하는 바입니다. 곧 이 일체지는 다시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겨납니다. 그러므로 저는 두 부분 가운데 오직 반야바라밀다 쪽만을 택하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면 대마니보는 모든 색상을 갖추어서 커다란 공덕이 있는데 온갖 곳의 모든 비인(非人)의 무리들이 찾으려고 하지만 얻지못합니다. 그러나 저 비인들이 살고 있는 곳으로 선남자・선여인이 이 마니보를 가지고 그 집 안으로 들어가면 저 비인의 무리들은 이내 그 집을 떠나고 맙니다.
또다시 이 보물을 사람이 몸에 잠시 지니고 있으면 이 사람은 곧 능히 온갖 악이나 독, 고뇌와 같은 일들을 쉬게 할 수 있습니다. 또다시 만일 병환이 있거나 풍이 들었거나 황달병・가래・가슴앓이와 같은 병이 든 사람의 몸 위에 이 보석을 올려두면 곧 온갖 병고가 모두 씻은 듯이 사라집니다.
이 마니보는 어두운 밤을 능히 밝게 비추며, 만일 어떤 지방에 더위가 극심할 때 이 마니보는 능히 청량하게 만들어 주며, 어떤 지방에 추위가 극심할 때 이 마니보는 능히 따뜻하게 만들어 줍니다. 만일 어떤 지방에 맹렬한 독충이 숱한 독을 만들어낼 때 만일 이 대마니보가 있는 곳이라면 스스로 멀리 떠나가 다시는 해를 입히지 못합니다.
또 만일 어떤 사람이 독충에게 해를 입었을 때 이 사람이 마니보를 보면 그 즉시 독은 녹아 사라집니다. 또 어떤 사람이 눈병에 걸려서 바깥의 대상을 바라보지 못하게 될 때 이 보석을 그 눈 위에 올려놓으면 이 사람은 그 즉시 밝게 보게 되어 온갖 고뇌가 사라집니다.
또 이 보석을 물 속에 두면 이 보석은 곧 물과 같은 색이 됩니다. 만일 이 보석을 청・황・적・백 등의 색깔을 띤 물 속에 놓아두면 이 보석도 또한 갖가지 색을 따라서 각각 그 물과 하나가 됩니다. 또다시 이 보석을 청・황・적・백과 같은 여러 색의 옷에 두면 이 보석도 또한 여러 옷 색깔을 따라서 각기 하나가 됩니다. 만일 이 보석을 탁한 물에 두면 물은 이내 저절로 맑아집니다. 세존이시여, 저 마니보가 여러 색상을 갖춘 것에는 이런 공덕이 있습니다.”
이 때 존자 아난이 제석천주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말한 바와 같이 온갖 공덕을 갖춘 대마니보는 천상의 보석입니까? 이 인간들의 보석입니까?”
제석천주가 아난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천상의 대마니보입니다. 염부제 사람도 이런 보석이 있는데 다만 사람이 존중하고 경애하는 마음을 적게 일으키는 것입니다. 오직 하늘의 보석은 사람들이 애지중지하는 바라 온갖 색상을 갖추었고 공덕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 염부제 보석을 하늘의 보석에 비교한다면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구지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며, 백 구지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천 구지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 구지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여 산분(算分)과 수분(數分), 나아가 비유분(譬喩分)과 오파니살담분(烏波尼殺曇分)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 일에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이 하늘의 마니보는 온갖 상이 원만하나니 만일 보석함에 이 묘한 보석을 가득 채운 뒤 그 보석을 꺼내고 나도 이 보석함 또한 온갖 공덕을 갖추게 되어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됩니다. 왜냐하면 위대한 보석을 채워 넣은 미묘한 그릇이기 때문입니다.”
제석천주는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 또한 이와 같아서 일체지지의 공덕을 갖추었습니다. 모든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반열반하신 뒤의 온갖 사리 또한 사람들은 우러르고 예배하고 공양합니다. 왜냐하면 일체지지는 여래의 몸에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여래의 사리는 저 보석을 담은 그릇과 같고 일체지지는 가득 담겨진 보석과 같습니다. 이런 뜻으로 말미암아 여래의 사리는 우러름과 공양을 받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부처님 여래께서 온갖 세계에서 반야바라밀다를 널리 연설하시면 이것은 곧 진실한 공양을 낳는 일입니다. 만일 법을 설하는 사람이 능히 사람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설한다면 이 또한 진실한 공양을 낳는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비유하자면 왕의 신하가 왕명을 받고 수많은 사람들의 마을로 나아가도 두려워하거나 겁에 질리지 않나니, 그것은 왕의 위엄과덕의 힘에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법을 설하는 법사들도 이와 같이 온갖 무리 속에서 법의 요체를 널리 설할 때 두려워하거나 겁에 질리지 않나니, 커다란 법의 공덕의 힘에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법을 설하는 법사는 존중받고 공양을 받습니다. 법사를 공양함으로써 여래의 사리 또한 공양을 얻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먼저 삼천대천세계를 채운 여래의 사리를 말하였습니다만 가령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삼천대천세계를 여래의 사리로 가득 채운 것을 한 부분으로 삼고 반야바라밀다 경권을 다른 한 부분으로 삼는다고 하면, 세존이시여, 저는 이 두 부분 가운데 역시 반야바라밀다 쪽을 택할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제가 여래의 사리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이 아닙니다. 다만 여래의 사리가 반야바라밀다로부터 생겨나기 때문이며, 일체지의 의지처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는 당연히 반야바라밀다를 존중하고 공양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존이시여, 만일 이 반야바라밀다를 공양하면 이것은 곧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과 같습니다.
다시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저 시방의 한량없는 아승기 세계에서 현재 법을 설하고 계시는 모든 부처님 여래의 진실한 몸을 보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를 법대로 수행해야 합니다. 이 반야바라밀다에 안주하고 상응하여 여실히 관해야 합니다.”
그러자 세존께서 제석천주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교시가여, 모든 과거의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는 모두 이 반야바라밀다를 닦고 익힘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셨다. 미래세의 모든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도 모두 이 반야바라밀다를 닦고 익힘으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할 수 있다. 교시가여, 지금 현재의 여래・응공・정등정각인 나도 이 반야바라밀다를 닦고 익힌 까닭에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었다.”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큰 바라밀다는 바로 반야바라밀다입니다.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이 반야바라밀다를 닦고 익힘으로써 온갖 중생의 갖가지 마음의 행을 여실히 환히 아시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교시가여, 모든 보살마하살은 오랜 밤 동안에 이 반야바라밀다를 수행하여서 모든 중생의 갖가지 마음의 행을 환히 아는 것이다.”
그러자 제석천주가 다시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떻습니까? 세존이시여, 보살마하살은 오직 반야바라밀다만을 행합니까? 나머지 바라밀다도 행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보살마하살은 6바라밀다를 모두 행한다. 다시 교시가여, 보살마하살은 이 반야바라밀다를 행하여 모든 바라밀다의 우두머리로 삼는다.
이른바 시바라밀다(施波羅蜜多:보시바라밀다)는 희사하는 것이고, 계바라밀다(戒波羅蜜多:지계바라밀다)는 보호하는 것이며, 인바라밀다(忍波羅蜜多:인욕바라밀다)는 받아들이는 것이고, 정진바라밀다(精進波羅蜜多)는 더욱 증장하는 것이며, 선정바라밀다(禪定波羅蜜多)는 고요히 머무는 것이고, 반야바라밀다는 모든 법을 환히 아는 것이다.
모든 법을 환히 앎으로써 모든 바라밀다를 열고 인도할 수 있으며 선교방편으로 섭수하는 것이다. 반야바라밀다로 말미암아 일체지에 회향하고 가장 훌륭하고 깨끗한 법계에 회향하는 것이다.
교시가여, 비유하자면 염부제에는 갖가지 나무가 있는데, 색상도 다양하고 줄기며 가지도 다양하고 나뭇가지와 잎도 갖가지이며 꽃과 열매도 갖가지이다. 비록 이와 같이 각각의 차별이 있어도 모든 나무의 그늘은 동일하여 다르지 않다. 교시가여, 모든 바라밀다 또한 이와 같다. 비록 차별이 있어도 반야바라밀다의 선교방편으로써 모두 저 일체지에 회향하는 것이다.”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드문 일입니다.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는 커다란 공덕을 갖추었습니다. 반야바라밀다는 한량없는 공덕을 갖추었습니다. 반야바라밀다는 가없는 공덕을 갖추었습니다.”


5. 정복품(正福品) ①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큰 보리를 구하고자 하여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에 대해서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고 듣고 받으며 독송하고, 나아가 사람들을 위하여 그 뜻을 해석하며 정법이 이 세상에 영원토록 머물게 하고, 이 인연으로 능히 부처님의 눈이 단절되지 않고 정법이 멸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모든 보살마하살의 무리가 각기 받아 지녀 곧 정법은 무너지지 않고 멸하지 않게 됩니다.
또 듣고 나서 이렇게 찬탄합니다.
‘이 반야바라밀다는 커다란 이익이 있다. 이것은 커다란 과보로서 한량없는 광대한 공덕을 갖추었으니 올바르게 환히 아는 바이다. 이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커다란 호지(護持)이다. 이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존중을 받는 것이다. 이 반야바라밀다는 으뜸으로 얻기가 어렵다. 이 반야바라밀다는 믿음과 이해를 발생한다.’
또 다른 어떤 선남자・선여인은 이 반야바라밀다에 대해서 스스로 찬탄하고 존중하고 공경하며 또한 온갖 향과 꽃과 등불을 올리고 당번과 보개를 걸고 으뜸가고 미묘한 옷과 같은 것으로 갖가지의 공양을 합니다. 다시 선남자・선여인은 이 반야바라밀다 경권을 다른 사람에게 주어 그것을 공양하게 합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선남자・선여인이 얻은 복덕은 어느 쪽이 더 많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제석천주에게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나는 그대에게 물으리니 뜻대로 대답하라.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부처님 여래가 반열반한 후에 그 사리를 존중하며 공경하고 갖가지로 공양한다고 하자. 또다시 어떤 선남자・선여인은 불사리를 스스로 공양하고 나서 다시 다른 사람에게 주어 존중하고 공경하고 공양하게 한다고 하자. 이와 같은 선남자・선여인이 얻은 복덕은 어느 쪽이 많겠는가?”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비록 스스로 여래의 사리를 공양한다고 해도, 어떤 사람이 불사리를 다른 사람에게 주어서 공양하게 하면 이 사람이 얻은 복은 그 수량이 더 많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로 그렇다. 교시가여, 만일 선남자・선여인이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베껴 쓰고 스스로 공양해도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베껴 쓰고 다른 사람에게 주어서 그것을 공양하게 한다면 이 선남자・선여인이 이 인연으로 얻게 되는 복덕은 매우 클 것이다.
다시 교시가여, 만일 어떤 선남자・선여인이 저 염부제에 가득 찬 모든 중생에게 각기 10선업을 닦도록 가르친다고 하자. 교시가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은 많겠는가?”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아주 많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이 선남자・선여인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이 비록 많을지라도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이 반야바라밀다에 대해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고 보리심을 낸 뒤에 보살법에 머물고,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쓰고 베끼고 받고 지니고 독송하여 환희심을 낸 다음에 사람들을 위하여 널리 설하며 또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 뜻을 해석하여 이 정법에 대해 깨끗한 마음을 내고 온갖 의혹을 떠나게 하며, 다른 사람에게 권하여 그것을 받아 지니도록 하면서 말하기를 ‘그대 선남자여, 이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보살도입니다. 그대는 이 속에서 수학해야만 합니다. 이와 같이 배우는 자는 이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며, 능히 모든 유정계를 다하여 두루 진여 실제에 안주하게 됩니다’라고 하는 사람만은 못하다.
교시가여, 이 선남자・선여인이 얻는 복은 참으로 클 것이다.
또한 교시가여, 이 염부제를 가득 채운 모든 중생의 숫자는 그만두자. 만일 어떤 사람이 4대주를 가득 채운 모든 중생에게 각기 가르치고 10선업을 닦게 한다면, 다시 이 숫자도 그만두자. 만일 소천세계를 가득 채운 모든 중생에게 다시 각각 10선(善)을 닦도록 가르친다면, 다시 이 숫자도 그만두자. 만일 중천세계를 가득 채운 모든 중생에게 다시 각각 10선을 닦도록 가르친다면, 역시 이 숫자도 그만두자. 만일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운 모든 중생에게 선(善)을 닦도록 가르친다면, 역시 이 숫자도 그만두자.
이와 같이 하여 나아가 항하의 모래 수만큼 많은 삼천대천세계를 가득 채운 모든 중생을 하나하나 가르쳐서 10선을 닦도록 교화한다면 교시가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람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은 많겠는가?”
제석천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참으로 많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교시가여, 이 선남자・선여인이 이 인연으로 얻는 복덕이 비록 클지라도 다시 어떤 사람이 있어 이 반야바라밀다에 대해서 믿고 이해하는 마음을 내고 보리심을 낸 뒤에 보살법에 머무르고 이 반야바라밀다의 경권을 베껴 쓰고 받아 지니고 독송하여 환희심을 낸 다음에 사람들을 위하여 널리 설하며, 또는 사람들을 위하여 그 뜻을 해석하여 이 정법에 대해 깨끗한 마음을 내고 온갖 의혹을 떠나게 하며 다른 사람에게 권하여 그것을 받아 지니도록 하면서 말하기를 ‘그대 선남자여, 이 반야바라밀다는 바로 보살도입니다. 그대는 이 속에서 수학해야만 합니다. 이와 같이 배우는 자는 이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게 되며, 능히 모든 유정의 경계를 다하여 두루 진여 실제에 안주하게 됩니다’라고 하는 사람만은 못하다.
교시가여, 이 선남자・선여인이 얻는 복은 참으로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