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호(施護) 한역 이미령 번역
6. 수희회향품(隨喜廻向品) ①
이 때 자씨보살마하살이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따라 기뻐하며 회향해서 얻게 된 공덕을 다른 중생의 보시와 지계와 수정(修定)의 공덕에 비한다면, 가장 으뜸가고 가장 지극하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미묘하며, 광대하고 한량없고 동등함이 없으며 무등등합니다. 그러므로 이 깊고 깊은 정법을 마땅히 따라 기뻐하며 이치대로 회향해야만 합니다.”
그러자 존자 수보리가 자씨보살에게 말하였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시방의 모든 곳인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가없고 생각할 수 없고 헤아릴 수 없는 삼천대천세계의 하나하나의 세계 속에 계시는, 모든 과거에 이미 열반에 드신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으며 가없는 여래・응공・정등정각이신 이 모든 여래께서 초발심으로부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기까지 그리고 무여의대열반계(無餘依大涅槃界)에 드신 뒤와 나아가 법멸(法滅)한 이래 그 중간의 모든 부처님 세존의 계온(戒蘊)・정온(定蘊)・혜온(慧蘊)・해탈온(解脫蘊)・해탈지견온(解脫知見蘊)과 저 6바라밀다에 상응하는 선근과 모든 부처님의 공덕에 상응하는 선근과 방편(方便)・원(願)・역(力)・지(智) 바라밀다의 광대한 신통에 상응하는 선근과 일체지지(一切智智)와 정행(正行)에 상응하는 선근, 나아가 대자대비하시어 한량없고 가없는 이익으로 모든 중생을 안락하게 하시는 부처님 공덕의 덩어리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모든 바라밀다 법문이 낳은 일체의 가장 훌륭하고 신통스러우며 장애를 떠나고 집착이 없는 갖가지 행법(行法)과 무능승(無能勝)하고 무등등(無等等)하며 한량없고 관해지는 바가 없는 여래의 여실한 지혜의 힘과 여래지견과 나아가 여래의 10력과 4무소외를 원만하게 구족한 모든 승의법문(勝義法門)에 이르기까지 모든 여래께서 대법륜을 굴리시고 커다란 법의 횃불을 잡으셨으며, 커다란 법의 북을 두드리시고 커다란 법의 나팔을 부시며, 커다란 법의 즐거움을 짓고 커다란 법의 비를 내리시며 커다란 법의 지혜를 환히 아시며 커다란 법의 재물로 모든 중생에게 베푸시며, 모든 부처님의 법과 모든 연각의 법과 성문의 법을 설하시어 널리 중생으로 하여금 여기서 배우고 익히게 하시는 온갖 가장 훌륭한 선근과, 나아가 저 모든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마하살의 무리를 위하여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얻으리라고 수기하시니 바로 모든 보살이 지닌 6바라밀다와 상응하는 선근과, 또 모든 연각승의 사람을 위하여 연각의 수기를 하시어 저들이 지닌 모든 선근과, 또다시 모든 성문승의 사람이 있어 보시와 지계와 수정(修定)을 행한 모든 공덕과 나아가 모든 유학무루(有學無漏)와 무학무루(無學無漏)의 이와 같은 선근과, 또다시 모든 여러 어리석은 범부가 심은 선근 및 저 4부 대중인 필추・필추니・우바새・우바이가 행한 보시와 지계와 수정의 공덕과 나아가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인비인(人非人)・축생・이류(異類)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을 듣고 심은 선근과, 나아가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모든 중생이 불・법・승에서 심은 선근 등 이와 같은 갖가지 선근과 갖가지 공덕의 다하거나 다함 없는 상(相)이 화합하여 모인 덩어리를 헤아리며 양으로 셈할 때에 보살을 닦는 자는 가장 으뜸가고 가장 지극하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미묘하고 광대하며 한량없고 동등함이 없으며 무등등한 마음으로 모두 다 따라서 기뻐합니다.
이와 같이 따라서 기뻐한 공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면서 이와 같이 말합니다.
‘원하나니 나의 이 선근으로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얻게 하소서.’
그런데 이렇게 닦은 보살의 모든 연(緣)이나 모든 사(事)나 모든 상(相)은 마음에서 생하였으니, 마음이 취하는 상[心取相]을 얻을 수 있습니까?”
그러자 자씨보살이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그럴 수 없습니다. 수보리여, 모든 연이나 모든 사(事)나 모든 상은 마음으로부터 생하였으니, 마음이 취하는 상은 모두 얻을 수 없습니다.”
수보리가 다시 자씨보살에게 물었다.
“만일 모든 연과 모든 사와 모든 상에 대해 마음이 취한 바를 얻을 수 없다고 한다면 이 사람은 장차 생각이 뒤바뀌지 않고, 마음이 뒤바뀌지 않으며, 견해가 뒤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개 생겨나는 바가 있다고 여기는 까닭에 항상하지 않는 것을 항상하다고 말하고, 괴로움을 즐거움이라고 말하며, 더러운 것을 깨끗하다고 말하고, 무아(無我)를 아(我)라고 말하며, 의혹심을 바른 사유라고 말하게 되고, 이로 말미암아 생각[想]과 마음[心]과 견해[見]에서 모두 전도됨을 이루게 됩니다.
만일 모든 연(緣)과 모든 사(事)와 모든 상(相)의 하나하나가 전부 여실한 법에 머문다면 곧 생한 바가 없으며 또한 취할 바가 없습니다. 이와 같음으로 말미암아 마음의 법 또한 그러하고, 모든 법 또한 그러하며, 보리 또한 그러합니다.
만일 모든 연과 모든 사와 모든 상이 보리나 마음과 전부 다르지 않다면 곧 어느 곳에서 연하며 어느 상을 취하겠습니까? 마땅히 어떤 마음으로 따라서 기뻐하는 공덕이며, 또다시 어떤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겠습니까?”
그러자 자씨보살마하살이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말한 바와 같습니다. 이 회향법은 마땅히 저 새로 뜻을 발한 보살을 위하여 이와 같이 널리 설해서는 안 됩니다. 왜냐하면 저들이 만일 이렇게 설하는 것을 듣고 나면 이미 지니고 있던 믿고 이해하며 즐기고 공경하는 깨끗한 마음이 모두 다 숨어서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까닭으로 인하여 설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만일 불퇴전에 머물고 있는 보살마하살이 선지식을 수순하면 마땅히 저들을 위해서는 이와 같이 널리 설해야 합니다. 그래도 저 보살은 이 법을 듣고 나서 놀라지 않고 겁내지 않으며 또한 물러서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보살마하살은 능히 따라서 기뻐한 공덕으로 여실하게 저 일체지에 회향합니다.”
이 때 존자 수보리가 자씨보살에게 물었다.
“만일 보살이 따라 기뻐하는 마음과 회향하는 마음을 일으키되 이 마음은 곧 다하고 곧 멸하고 곧 떠나는데, 장차 어떤 마음으로 능히 따라서 기뻐하겠습니까? 다시 어떤 마음을 써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합니까? 만일 마음과 마음으로 능히 회향한다면 이 두 마음은 갖추어져 있지 않고 또한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만일 모든 마음의 자성으로도 또한 회향할 수 없다면 곧 어떤 마음으로 능히 회향합니까?”
그러자 제석천주가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만일 새로 뜻을 낸 보살이 이렇게 설하는 것을 들으면 놀라거나 두려워하거나 물러서려 하지 않겠습니까? 존자시여, 지금 무엇이 바로 여실하게 따라서 기뻐하는 것이며, 여실하게 회향하는 것입니까? 마땅히 무엇이 따라 기뻐하는 법입니까? 또 무엇이 회향하는 마음입니까?”
이 때 존자 수보리가 자씨보살마하살의 위신력과 가피력으로 다시 자씨보살에게 물었다.
“모든 보살마하살은 과거의 모든 부처님의 도를 모두 다 닦아 익혀 희론을 모두 멸하였으며, 가시덤불을 제거하고 모든 무거운 짐을 버리고크고 좋은 이익을 얻었고, 모든 존재의 결박(結縛)이 이미 다하여 바른 지혜와 걸림 없는 마음으로 자재함을 얻었으며 모든 마음이 매우 고요해졌습니다.
이 모든 보살이 시방의 모든 곳인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삼천대천세계의 하나하나의 세계 속에 계시는, 모든 과거에 이미 열반에 드신 한량없고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 여래이신 이 모든 여래께서 초발심으로부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기까지 무여의대열반계에 드신 뒤와 나아가 법멸(法滅)한 이래 그 중간의 모든 부처님 세존과 모든 바라밀다에 상응하는 선근과, 나아가 저 갖가지 복행의 선근과 모든 부처님의 계・정・혜・해탈・해탈지견의 모든 온(蘊)의 선근과, 나아가 대자대비하시며 한량없고 가없는 이익으로 모든 중생을 안락하게 하시는 부처님 공덕의 덩어리와, 나아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갖가지 법문과 모든 중생이 여기서 배워서 믿고 이해하며 안주하는 모든 선근과, 나아가 모든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마하살의 무리를 위하여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얻으리라고 수기하시니 바로 모든 보살이 지닌 6바라밀다와 상응하는 선근과, 또 모든 연각승의 사람을 위하여 연각의 수기를 하시어 저들이 지닌 모든 선근과, 또다시 모든 성문승의 사람이 있어 보시와 지계와 수정(修定)을 행한 모든 공덕과 모든 유학무루와 무학무루의 이와 같은 선근과, 또다시 모든 여러 어리석은 이생(異生)이 심은 선근, 나아가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인비인(人非人)・축생・이류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을 듣고 심은 선근과, 나아가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모든 중생이 심은 선근 등 이와 같은 갖가지 선근과 갖가지 공덕이 화합하여 모인 덩어리를 헤아리며 양으로 셈할 때에 이 모든 보살은 하나하나 따라서 기뻐하며 이 따라서 기뻐한 공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합니다.
자씨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어떻게 장차 생각의 뒤바뀜과 마음의 뒤바뀜과 견해의 뒤바뀜에 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까?”
이 때 자씨보살이 존자 수보리에게 말하였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소용 있는 바에 따라 마음이 기뻐하고 나아가 회향할 때에 이 마음속에 심상(心想)이 생기지 않으며, 여실하게 마음에 취할 상이 없음을 압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한 공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곧 생각과 마음과 견해의 뒤바뀜에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만일 다시 마음으로 여실하게 알지 못하여 상이 있어서 회향한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능히 생각과 마음과 견해의 뒤바뀜에서 멀리 떠나지 못합니다.
또다시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얻은 마음이 있어서 회향한다면 이 마음이 곧 다하고 곧 멸하고 곧 떠나나니, 저 다하고 멸한 마음은 능히 회향하지 못합니다. 만일 얻은 바가 없는 마음으로 회향한다면 이것은 곧 여실하게 법성에 회향한 것입니다.
만일 법이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곧 법성 또한 그러합니다. 법성이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곧 모든 법 또한 그러합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이것이 바로 올바른 회향이며 삿된 회향이라고 이름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회향법을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다시 존자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과거의 모든 부처님의 선근에 이와 같이 따라서 기뻐하며 회향하는 것처럼, 미래의 모든 부처님의 도를 모두 다 닦고 익히며 희론(戱論)을 모두 멸하여 크고 좋은 이익을 얻었고, 이 모든 여래께서 초발심으로부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기까지 무여의대열반계에 드신 뒤와 나아가 법멸(法滅)한 이래 그 중간의 모든 부처님 세존과 모든 바라밀다에 상응하는 선근과, 나아가 저 갖가지 복행의 선근과, 모든 부처님의 계・정・혜・해탈・해탈지견의 모든 온의 선근과, 나아가 대자대비하시며 한량없고 가없는 이익으로모든 중생을 안락하게 하시며 부처님 공덕의 덩어리와, 나아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갖가지 법문과 모든 중생이 여기서 배워 믿고 이해하며 안주하는 모든 선근과, 나아가 저 모든 부처님께서 모든 보살마하살의 무리를 위하여 장차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얻으리라고 수기하시니 바로 모든 보살이 지닌 6바라밀다와 상응하는 선근과, 또 모든 연각승의 사람을 위하여 연각의 수기를 하시어 저들이 지닌 모든 선근과, 또다시 모든 성문승의 사람이 있어 보시와 지계와 수정(修定)을 행한 모든 공덕과 나아가 모든 유학무루・무학무루의 이와 같은 선근과, 또다시 모든 여러 어리석은 범부가 심은 선근 및 저 4부 대중인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가 행한 보시와 지계와 수정의 공덕과 나아가 천・용・야차・건달바・아수라・가루라・긴나라・마후라가・인비인・축생・이류가 부처님께서 설하신 법을 듣고 심은 선근과, 나아가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모든 중생이 불・법・승에서 심은 선근 등 이와 같은 갖가지 선근과 갖가지 공덕의 다하거나 다함 없는 상이 화합한 덩어리가 쌓아 모이고 하나하나 헤아리며 양으로 셈할 때에 이 모든 보살이 하나하나에 따라서 기뻐하고, 이 따라서 기뻐한 공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합니다.
존자 수보리여, 그런데 저 보살이 소용 있는 바를 따라 마음이 기뻐하고 나아가 회향할 때에 이 마음속에 심상(心想)이 생기지 않으며 여실하게 마음에 취할 상이 없음을 압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한 공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곧 생각과 마음과 견해의 뒤바뀜에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만일 다시 마음으로 여실하게 알지 못하여 상이 있어서 회향한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능히 생각과 마음과 견해의 뒤바뀜에서 멀리 떠나지 못합니다.
또다시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얻은 마음이 있어서 회향한다면 이 마음이 곧 다하고 곧 멸하고 곧 떠나나니 저 다하고 멸한 마음은 능히 회향하지 못합니다. 만일 얻은 바가 없는 마음으로 회향한다면 이것은 곧여실하게 법성에 회향한 것입니다.
만일 법이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곧 법성 또한 그러합니다. 법성이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곧 모든 법 또한 그러합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이것이 바로 올바른 회향이며 삿된 회향이라고 이름하지 않습니다.
다시 존자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미래의 모든 부처님의 선근을 이처럼 따라 기뻐하고 회향하는 것처럼 만일 현재의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초발심으로부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기까지 무여의대열반에 드신 뒤와 나아가 법멸(法滅)한 이래 그 중간의 모든 부처님 세존의 모든 선근과, 나아가 여래께서 열반에 드신 이후 모든 중생이 심은 선근과, 이와 같은 갖가지 선근과 갖가지 공덕이 쌓아 모이고 하나하나 헤아리며 양으로 셈할 때에 이 모든 보살이 하나하나에 따라서 기뻐하고 이 따라서 기뻐한 공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합니다.
존자 수보리여, 그런데 저 보살이 소용 있는 바에 따라 마음이 기뻐하고 나아가 회향할 때에 이 마음속에 심상(心想)이 생기지 않으며 여실하게 마음에 취할 상이 없음을 압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따라 기뻐한 공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곧 생각과 마음과 견해의 뒤바뀜에 떨어지지 않게 됩니다. 만일 다시 마음으로 여실하게 알지 못하여 상이 있어서 회향한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능히 생각과 마음과 견해의 뒤바뀜에서 멀리 떠나지 못합니다.
또다시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얻은 마음이 있어서 회향한다면 이 마음이 곧 다하고 곧 멸하고 곧 떠나나니, 저 다하고 멸한 마음은 능히 회향하지 못합니다. 만일 얻은 바가 없는 마음으로 회향한다면 이것은 곧 여실하게 법성에 회향한 것입니다.
만일 법이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곧 법성 또한 그러합니다. 법성이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곧 모든 법 또한 그러합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능히 이와 같이 회향한다면 이것이 바로 올바른 회향이며 삿된 회향이라고 이름하지 않습니다.
다시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이 여실하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고자 하면 마땅히 모든 법은 일체의 상(相)을 떠난 허공과 같다고 관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만일 모든 법을 여실하게 환히 알면 곧 마음이 없고 마음 아닌 것도 없습니다. 이렇게 능히 알면 인지 대상[所知相]이 될 만한 법도 없고 법 아닌 것도 없습니다.
만일 보살이 이와 같은 법 가운데서 능히 회향한다면 이것을 가장 으뜸가는 회향이라고 이름합니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이 올바르게 복행을 닦는다고 이름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만일 갖가지 법과 나아가 갖가지 행이 모두 적정한 까닭에 모든 따라 기뻐한 공덕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함 또한 이와 같습니다.
만일 모든 행이 전부 고요하며 움직이는 것도 없음을 여실하게 안다면 이 보살마하살은 곧 반야바라밀다 방편을 능히 구족한 것입니다. 부처님 세존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 모든 선근의 체(體)이거나 상(相)이거나 자성이거나 법성에 관해 모두 여실하게 알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모든 부처님 세존에게 상응하는 모든 행법은 삼세(三世)의 법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만일 과거세라면 저 법은 이미 떠났고 이미 멸하였고 이미 다하였으며, 만일 미래세라면 마땅히 아직 이르지 않았고, 현재세라면 지금 곧 머물지 않으며, 또한 얻을 바가 없으니 경계상이 아닙니다. 만약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대해 상을 취한다면 평등하지 못한 삿된 생각에 상응하여 머무는 것이고 의혹의 생각을 내어서 능히 바른 생각과 바른 뜻에 안주하지 못합니다. 삿되게 생각하는 바가 이와 같으면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고 이름하지 못합니다.
만일 보살마하살이 모든 선근에서 취하는 상도 없고 얻은 마음도 없이 이런 마음으로 회향한다면 이것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회향법을 보살은 마땅히 배워야 합니다. 만일 이와 같이 배운다면 그는 능히 선교방편을 구족하게 됩니다. 만일 모든 선근에 이와 같은 선교방편이 존재하여 이를 써서 회향한다면 곧 일체지에 가까워집니다.
만일 모든 보살마하살이 즐겨 이 방편을 배우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듣고 받으며 독송하고 기억하고 생각하고 사유하고 그 뜻을 물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해하고 안 대로 널리 다른 사람을 위하여 설해야 합니다. 이것이 반야바라밀다 방편이 됩니다.
만일 반야바라밀다 방편을 얻지 못하면 곧 능히 모든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나의 상이 이미 멸하고 모든 행이 이미 고요하며 갖가지 얻은 상을 멀리 떠났기 때문입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모든 법에서 상을 취하여 의혹의 견해에 떨어진다면 능히 여실한 법 가운데 안주하지 못합니다. 여실한 법에서 얻은 상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이와 같은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면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인가하신 바가 아니며 따라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회향은 곧 커다란 탐욕이라고 이름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법에 대해 의혹심을 내기 때문입니다.
다시 모든 상에서 능히 고요하지 못하며 상을 얻음이 있다면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는 이 또한 크고 좋은 이익이라고 말씀하지 않으십니다. 그리고 이러한 회향은 잡다한 독으로 고뇌한다고 이름합니다.
비유하면 세상에 아주 맛있는 음식이 있어 온갖 색과 향과 맛을 갖추었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음식 가운데 독이 섞여 있다면 지혜로운 사람들은 독이 섞여 있음을 알기 때문에 음식을 먹지 않습니다. 그러나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기 때문에 그것을 먹습니다. 그가 처음 먹을 때에는 색과 냄새와 좋은 맛에 비록 즐기고 애착하지만, 음식의 힘이 녹아들면 괴로운 과보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런 인연으로 마침내 목숨이 다하게 됩니다.
존자 수보리여, 그대는 알아야 합니다. 모든 따라 기뻐하는 선근으로 회향심을 발하는 자도 반야바라밀다를 받아 지녀 독송하지 않으면 또한 이와 같습니다. 왜냐하면 반야바라밀다의 방편을 구족하지 않은 까닭에 능히 깊고 깊은 바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여실한 도리에 안주하지 못합니다. 스스로 저 여실한 법을 환히 알지 못하고서 다시 다른 사람을 위하여 가르쳐 이렇게 말합니다.
‘그대 선남자여, 마땅히 과거・미래・현재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지니신 계・정・혜・해탈・해탈지견의 모든 온의 선근과, 나아가 저 모든 과거・미래의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초발심으로부터 나아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기에 이르기까지 이미 무여의대열반계에 드신 후 그 중간의 모든 공덕과, 나아가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얻으리라고 수기하시며 이 모든 보살의 모든 선근과, 또다시 모든 연각승인 사람에게 연각의 수기를 주시되 이 모든 연각의 모든 선근과, 모든 성문이 보시와 계율 등을 닦고 부처님께서 멸하신 후 법멸 이래 그 중간에 심은 선근과, 나아가 어리석은 범부가 지닌 선근 등 이와 같은 갖가지 선근과 갖가지 공덕이 쌓아 모이고 하나하나 헤아리며 양으로 셈할 만한 상(相)을, 그대들은 마땅히 그 하나하나에 따라서 기뻐해야 합니다. 이 따라서 기뻐한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해야 합니다.’
수보리여, 저 사람이 만일 이렇게 말하면서 이와 같이 따라서 기뻐하고 회향하도록 권한다면 마치 좋은 음식 속에 여러 가지 독이 섞여 있는 것과 같습니다. 이 회향법을 이름하여 잡다한 독으로 고뇌한다고 합니다. 모든 보살행을 닦는 자는 자신의 행에 이런 회향심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니, 하물며 다른 사람에게 이와 같이 이런 법을 닦도록 권하는 것이겠습니까?
만약 이 상을 참답다고 취한다면 이것은 모든 부처님의 공덕을 따라 기뻐한다고 이름하지 않을 것이며, 받아 지닌다고 이름하지 않으며, 회향이라고 이름하지 않습니다.
만일 모든 보살이 여실하게 모든 부처님 여래께서 지니신 으뜸가는 일체 선근을 즐겨 따라 기뻐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여실하게 회향한다면 마땅히 여래・응공・정등정각을 수순해야 하며, 부처님의 눈과 같이 여실하게 관찰하고, 부처님의 지혜와 같이 여실하게 환히 알아야 합니다.
모든 선근에서 만일 체이거나 상이거나 자성이거나 법성에 대해 그것들이 생하는 바가 없고 얻을 바도 없다는 것을 환히 알아 만일 이와 같이 능히 따라서 기뻐하는 선근이라면 부처님께서 인가하시는 바이며 또한 부처님께서도 따라서 기뻐하십니다.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와 같이 따라서 기뻐한다면 이것이 바르게 따라서 기뻐함입니다. 이런 선근으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한다면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도 가장 칭찬하시는 바입니다.
이와 같은 회향을 커다란 회향이라고 이름하며 법계에 회향하여 두루 원만함을 잘 얻은 것으로, 안의 마음이 청정하게 해탈하여 걸림이 없다고 이름합니다.
다시 모든 보살승을 닦는 선남자들은 이와 같은 회향법을 닦아 익힌다면 부처님 여래께서 지니신 계・정・혜・해탈・해탈지견에 걸림이 없고 집착이 없으며, 욕계에 묶이지 않고 색계에 묶이지 않으며 무색계에 묶이지 않습니다. 다시 과거・미래・현재의 삼세에 묶이지 않습니다. 모든 법에 묶이지 않고 회향법에 묶이지 않습니다.
보살을 수행하는 자는 이와 같이 무너지지 않는 회향법을 알아야 하나니, 이것이 커다란 회향으로 회향법계를 원만하게 잘 얻은 것입니다. 이와 같은 회향은 모든 상을 취하지 않고 삿된 법을 멀리 떠났으니, 이것을 바른 회향이라고 이름합니다.
여래・응공・정등정각께서 진실로 인가하시며 또한 다시 따라서 기뻐하시니, 보살마하살 또한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합니다.”
이 때 세존께서 존자 수보리를 칭찬하셨다.
“참으로 장하구나. 수보리여, 그대는 불사(佛事)를 잘 지었다. 능히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그 뜻의 질문을 받았구나.
수보리여,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일 이와 같이 능히 법계의 법성에 회향한다면 부처님 세존이 지닌 지견(知見)과 같이 모든 선근에서 여실하게 깨달아 알아야 한다. 체(體)나 상(相)이나 자성이나 법성이 생하는 것도 없고 또한 얻을 바도 없음을 환히 알아야 하니, 이와 같은 회향을 나는 인가하는 바이다. 나 또한 이와 같은 복온(福蘊)이 한량없고 가없으며 가히 일컬어 헤아릴 수 없음을 따라서 기뻐한다.
수보리여,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이 하나하나 모두 10선업도(善業道)를 닦아서 얻은 복온의 그 숫자는 참으로 많다 할지라도 이 보살마하살이 가장 훌륭한 마음을 발하여 법계에 회향하여 지니는 복온은 앞의 복온에 비한다면 가장 으뜸가고 가장 지극하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묘하고 광대무량하고 동등함이 없으며 무등등하리라.
다시 수보리여, 이 숫자는 그만두자. 가령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중생이 하나하나 전부 4무량행을 닦고 하나하나 모두 4선정법과 4무색정과 나아가 5신통을 닦는다면 이와 같은 복행은 그 숫자가 참으로 많다. 그러나 이 보살마하살이 가장 훌륭한 마음을 발하여 법계에 회향하여 지니는 복온은 앞의 복온에 비한다면 가장 으뜸가고 가장 지극하며 가장 훌륭하고 가장 미묘하며 광대하고 한량없으며 동등함이 없고 무등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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